▲ 캘리그라피 '꽃피는 학교' 라혜원 작
[활동가편지] 손잡고, 2살이 되었습니다
2월 26일은 손잡고의 출범 2주년 되는 날입니다. 손잡고는 파업 등 노동3권에 따라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수천만원, 많게는 수백억의 손해배상-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를 돕자는 데 뜻을 함께한 시민들이 만든 시민단체입니다. 10년 넘게 노동탄압도구로 악용되면서 굳어진 손배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2년이었습니다. 손잡고는 26일, 손배가압류 당한 노동조합의 후원주점 연대하고, 조용히 일상업무를 처리하면서 2주년 평범하게 보냈습니다.
작년 출범 1주년 이후 1년이 더 지나 2주년을 맞은 지금까지, 돌아보니 달라진 것이 있긴 합니다. 좋은 소식 우선 꼽아볼게요.
우선 스타케미칼해고자들이 408일의 장기 고공농성 끝에 전원복직 합의를 받고 손배소도 취하된 것, 또 상신브레이크지회 해고자 5명이 5년간 10억의 손배가압류 소송에 시달리다 대법까지간 끝에 승소하고 4억1천만원의 가압류에서 벗어난 것, 7년만에 쌍차가 복직합의를 하고 회사손배 33억이 취하되고 순차적 업무복귀를 이룬 것 등 의미있는 일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반면 여전히 변치 않는 것도 있습니다. 회사의 손배가압류 횡포입니다. 유성기업지회의 가슴아픈 패소사례도 있고요, 생탁막걸리(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 고려수요양병원지부, 동양시멘트지부, 기아차사내하청분회 등 새로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도 1년동안 더 늘었습니다.
아, 수법은 더 악랄해졌어요. 이제 회사는 '구호'만 외쳐도 손배소를 걸고 있습니다.
그 사이 2015년 10월 '톡톡쇼'와 '인지대토론회'를 끝으로 시민들이 모아주신 노란봉투캠페인 모금액으로 계획한 모든 사업을 종료했습니다. 올 1월 결과보고서를 끝으로 활동을 공식 마감했습니다.
시민이 참여한 #노란봉투법, 손배가압류의 원인이 되었던 조항을 개정하고자 했던 시도는 국민입법청원운동에 힘입어 발의했지만, 아쉽게도 입법은 하지 못한 채 숙제로 남았습니다.
달라진 듯 하지만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묵직한 숙제를 안고 2주년 보냅니다.
올 2월은 생탁 노동자들의 억대 손배소 승소소식과 사측의 항소소식을 함께 전해드렸습니다. 사측이 명예훼손에 대해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했고 당연하게도 노동자들이 이긴 사례입니다. 그러나 1심에서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도 회사는 다시 항소를 했습니다. 안타까운 건, 항소기간동안 손배폭탄 위협에 '악몽'을 꾸게된 노동자들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손잡고가 법개정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합니다.
다시 봄 입니다. 손잡고 제안자 및 회원 여러분, 앞으로도 손잡고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드립니다. 법개정으로 노동자에 대한 손배가압류 잡고, 노동3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또 1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손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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