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편지]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현장을 소개합니다
8월 22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등록을 위해 아침부터 모인 8개팀 24명의 참가자들, 긴장된 모습으로 개회식이 열리는 서울대학교 우천법학관 302호실에 모였습니다.
오전 9시 개회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수호 손잡고 공동대표가 개회선언을 했는데요, “이번 대회가 한국 사회의 예비법조인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시민들에게 노동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개회선언 후 본격적인 경연대회를 시작하기 전 8개팀 참가자들과 6명의 재판부가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표정이 밝죠?
재판부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조: 김선수(변호사), 최유정(변호사, 전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 박제성(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2조: 최은배(변호사,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김진(변호사), 최석환(명지대 법학과 노동법 교수). 결선: 김선수(변호사), 최은배(변호사), 김진(변호사)
9:30분부터 진행된 본선은 203호, 303호 강의실에서 A조, B조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은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본선현장입니다. 초반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차분하게 변론 중인 본선진출자들의 모습입니다. 매우 진지하죠?
재판부는 결선에 진출할 4팀을 가리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본선에 8팀이 올라왔는데, 상당히 저희로선 순위를 매기고 평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선에 오르지 못한 팀은 결코 못한 게 아닙니다. 다만 기존의 법리를 넘어 각 원-피고의 입장에서 최대한 틈을 파고들어 변론에 임한 팀들에게 점수를 주었습니다.”
곧 점심시간이지만, 결선 진출팀에게는 점심시간도 아깝습니다. 멋진 변론을 위해 점심시간도 아껴가며 열심히 변론 준비 중인 결선진출 4팀, 참가번호 1004번, 1006번, 1008번, 1010번 팀입니다.
드디어 1조 결선이 시작되었습니다. 결선은 공개로 진행했습니다. 손잡고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주신 시민여러분과, 실제 손배피해사업장인 쌍용차지부와 철도노조, 그리고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지부에서도 피고석 뒤편에 배석해 현실감을 높여주었습니다. 더불어 노동자 손배가압류 사건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금속법률원에서도 자리해주셨습니다.
본선과 달리 결선진출자들은 양쪽 방청손님을 모시고 살짝 긴장한 듯 보이지만, 역시나 멋지게 재판에 임했습니다. 겉보기엔 긴장도 별로 안하는 듯 매우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선의 불꽃튀는 변론 현장은 추후 중계녹화 영상을 통해 공개합니다.
장장 8시간의 대장정이 펼쳐졌는데요, 본선-결선 열정적 변론을 보여준 모든 참가자들 모두 고맙습니다. 대미를 장식한 시상식 현장을 공개합니다.
주최 측이 센스를 발휘하지 못해 마지막 발표가 긴장감이 살짝 떨어졌다는 혹평이 있었는데요, 그래도 우수상을 발표하면서 자동으로 결정된 '최우수상' 팀이 크나큰 리액션 보여준 덕분에 시상식의 분위기가 살았다는 후문입니다. 참가번호 1006번 팀 무한히 고맙습니다.
결과 발표합니다.(사진 순서대로 보시면 됩니다)
* 개인 MVP 전남대로스쿨 양성모 님
* 장려상 2팀
- 참가번호 1004(전남대로스쿨) 백승찬, 양성모, 김문석 님
- 참가번호 1010(이화여대로스쿨) 서려, 최주영, 길인영 님
* 우수상
- 참가번호 1008(원광대로스쿨) 조미연, 노성봉, 임채홍 님
* 최우수상
- 참가번호 1006(서강대로스쿨) 신하나, 김영현, 조민주 님
모두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지 못한 여러분도 심사위원님 말씀처럼 절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누구를 뽑아야 할지 재판부가 고뇌에 빠질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보여준 예비법조인들, 여러분이 '노동법'에 관심 갖고 열의로 참여해준 데 대해 현장에 있던 방청객 뿐 아니라 주최 측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재판장 김선수 변호사는 강평을 통해 ‘현행법내에서도 얼마든지 불합리한 결론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존의 법리나 판례에서 벗어난 변론에 큰 점수를 주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노동 3권을 담당하는, 특히 로스쿨 생들이니까, 법조인은 법률 규정, 대법원과 헌재의 결정과 판례 입장 이걸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항상 법률은 위헌의 소지가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검토를 해야 되고 헌재의 결정과 대법원 판결은 항상 변화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됩니다. 이번에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다 현재의 법률이나 해석의 범위 내에서 논리를 전개해야 해서 그런 진 몰라도 대법원 판결을 지나치게 고정된 것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전제하고 논리를 전개한 점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원칙적인 주장을 하되, 변호사는 현재의 법원의 태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서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구제를 받을 수 있다면 작은 틈이라도 파고들어서 주장을 전개함으로써 법원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균형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선 끝난 후 오늘의 주인공인 모의법정에 참여한 개개인에 참가소감을 적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번 노동법을 주제로 한, 특히 손배소를 주제로 모의법정에 참여한 소감과 계기가 궁금했습니다. 노동법은 로스쿨 ‘필수과목’이 아니라 참여자가 적을까봐 모의법정 준비기간 내내 주최측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더불어 참여한 분들 모두가 이번 모의법정을 통해 로스쿨 학생들이 저마다 의미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컸습니다. 소감을 들어볼까요?(설문지이기 때문에 익명으로 받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손해배상과 가압류 관련한 기존 법리가 상당히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더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첫 대회에 함께 참여해서 남다르네요. 다음 대회에는 더 많은 학교에서 팀들이 참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원고(회사)와 피고(조합)의 서면을 모두 써본 결과 한국에서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법과 관련된 강의는 많이 수강하였지만 본격적으로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교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노동지식과 재판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만의 지식이 성장된 것이 아니라, 노동계에게도 저희의 노력이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손배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에게 예비 법조인으로서의 각오와 포부도 밝혔습니다.
“저희에게는 서면에 적힌 한 줄 글일지 몰라도, 이를 현실로서 폐부로 느끼는 노동자들에게는 목숨까지 걸 수 있을 정도의 절실한 문제들이겠지요. 그러한 마음에 다소나마 가까이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제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법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이러한 생각을 잊지 않고 법률가로서의 중심으로 세우겠습니다.”
“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시민으로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법률가로서 대신 목소리를 내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에 참여하겠습니다.”
1회이다보니 참가자들이 진행의 미숙함과 향후 보완점을 꼼꼼히 지적해주었습니다. 1회라 분명 부족한 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정진해서 더 발전된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국 집행위원장과 은수미 의원의 인사말처럼 노동3권 가로막는 손배가압류가 없어져 이런 행사가 다시 나오지 않는 것이겠지요. 노란봉투법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를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문제출제와 서면심사를 맡아주신 강성태 한양대법과전문대학 교수, 김도형 변호사, 송영섭 금속법률원 원장님 고맙습니다. 재판에 참여해주신 김선수 변호사, 최은배 변호사, 김진 변호사, 박제성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최석환 명지대 법학교 교수, 멋진 재판부의 활약 다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
더불어 시간내어 현장에 참여해주신 내외빈 여러분.
손잡고 이수호, 고광헌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호식 한국ILO협회 상임이사, 은수미 국회의원,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 김도형 변호사, 특히 현장의 노동권지킴이 쌍용차지부, 철도노조,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지부, 금속법률원 여러분 자리 빛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끝으로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를 성원해주신 손잡고 회원과 노란봉투캠페인 참여 시민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 윤지선 활동가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