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손잡고’가 개최한 ‘노란봉투 캠페인’ 경과보고 행사에서 노란봉투 캠페인 참여자들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제2차 모금사업 준비중
“절박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금 분배의) 기준을 만들기가 어려웠습니다. (긴급생계비를) 신청하신 분들은 대부분 무직이거나 일용직이었고, 우울증과 당뇨, 디스크, 고혈압 등의 질병을 앓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모금한 기금의 분배를 위해 손해배상 가압류 피해자들의 신청서를 심사한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소회를 밝혔다. 김 교수는 “법적으로 보면 업무방해죄는 필요한 법 조항이다. 포장마차 영업 방해하는 조폭을 잡기 위해서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 법이 오히려 노동자들을 잡는 상황을 보며 무언가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법률가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가 지난 19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노란봉투 캠페인’의 진행 경과와 긴급 생계비 지원을 위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손잡고 쪽은 ‘노란봉투 캠페인’에 시민 4만7547명이 참여해 총 14억6874만원을 모금했고, 이 기금 중 5억2000여만원을 총 137가구에 1차로 분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손잡고 쪽은 생계비 지원을 위해 여러 기준을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파업과 노동쟁의로 인해 손해배상 소송이나 가압류에 걸려 있는 노동자 중에서 수입이 도시가구 평균소득 미만이며 노동조합의 추천을 받은 자다. 이 중에서 실직기간, 피해 당사자와 가구원, 직계가족의 치료비 곤란 여부, 부양가족, 수입, 부채 등을 고려해 차등지급한다. 최대 지원금은 1인당 490만원이다.
이날 행사에는 ‘노란봉투’의 최초 제안자인 주부 배춘환(39)씨도 참석했다. 셋째 아이를 임신한 배춘환씨는 지난해 12월 시사주간지 에 “해고노동자에게 47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이 나라에서 셋째를 낳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 여러 번 계산기를 두들겨봤더니 4만7000원씩 10만명이면 되더라고요”라고 쓴 편지와 노란봉투에 든 4만7000원을 보냈다. 이 편지가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이어졌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조은 동국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의 주도로 시민모임 ‘손잡고’가 만들어졌다.
손잡고는 추후 노란봉투 기금의 2차, 3차 배분사업을 위해 추가 생계비 지원 신청을 받을 예정이고, 손배 가압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사업과 함께 2차 모금사업인 ‘노란봉투 시즌2’도 준비중이다.
윤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