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시민모임 ‘손잡고’ 대표들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해 사측의 47억 원 배상금 요구로 고통 받고 있는 쌍용차 노조원 돕기에 나설 줄 것을 요청했다.
손해배상과 가압류는 노동조합 활동과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가는 ‘죽음의 그림자’나 다름없다. 무차별적인 거액의 손배·가압류 청구로 노조 활동은 물론 조합원들의 기본적인 생계마저 파탄내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에 따라 쌍용차노조원들에게도 재산 가압류가 진행됐고, 월급과 상여금을 비롯해 모든 재산이 압류돼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노조원들의 상당수가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자살을 선택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러운 건 ‘손잡고’와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하는 '노란봉투 캠페인'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노란봉투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한 주부가 쌍용차 손배 액수 47억원의 10만분의 1인 4만 7,000원을 주간지 ‘시사인’에 보내오면서 시작됐다. 올해 2월 가수 이효리씨가 ‘노동자 가족을 살리기 위해 학원비를 아껴 4만7000원을 보냈다는 한 주부의 편지를 읽고 부끄러움을 느껴 동참하게 됐다’는 편지와 함께 4만7000원을 후원한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노란봉투’ 모금 열기는 급속도로 뜨거워졌다.
‘노란봉투’는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 살고 있음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캠페인이다. 사회적 연대의 힘이요, 실천적 상생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희망의 끈이다. 이 캠페인에 불교계도 적극 나서야 한다. 4만7000원의 자비심이 담긴 노란봉투가 이뤄내는 세상은 다름 아닌 연기의 세계요 화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치권을 비롯한 사법부도 노란봉투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바란다. 불법 여부가 모호한 상태에서도 손배·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이도록 한건 대법원이다. 그 판례에 따라 사법부는 기계적인 판결만 내리고 있다. 생존의 외침을 간과한 채 사지로 몰아넣는 법령 개정에 소극적인 정치권도 정신 차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