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15 이코노뉴스]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귀…‘산 자와 죽은 자,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분향소 희비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귀…‘산 자와 죽은 자,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분향소 희비

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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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정신영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119명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시키기로 잠정 합의 했다.

쌍용차 해고자 사태 발생 9년만에 합의가 이뤄졌으며, 쌍용차 노조 측은 이번 합의가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119명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14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 희생자 분향소에서 쌍용차 노조 지도부와 시민단체 참가자 등이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시스

쌍용차 노·노·사(쌍용차노조·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 사측)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해고자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합의문 발표에는 최종식 쌍용차 사장과 홍봉석 노조위원장,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참석했다.

 

홍 위원장은 "오늘 합의 돼 기분이 좋고 마음이 홀가분하다"며 "10년의 불신이 한번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이번 합의가 차질없이 이행되기를 바라고 저 또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인 쌍용자동차 노조원들과 노동계 인사들의 손에는 30명의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30개의 작은 화분이 들려 있었다.

쌍용차 노사가 해고자 119명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들은 화분과 합의문을 함께 분향소에 올렸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날 대한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대전제로 합의안에 사인했다"며 "최고의 합의는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쌍용차노조는 지난 7월3일부터 대한문 앞에 복직을 기다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김주중 조합원 등 쌍용차 정리해고 희생자를 기리는 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국가가 폭력을 저지른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정부의 사과가 없고 2009년 노조를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걸린 손배 가압류도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거래도 진실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 동지들과 합의안에 대해 논의하며 공장으로 돌아가도 사회적 약자들에 마음과 몸을 보태며 살아가자는 얘기를 했다"며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외롭게 투쟁하는 제2, 제3의 쌍용차 노동자들이 여전히 많다. 이들이 일상과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사측의 정리해고로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채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이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트콜텍 지회장은 "쌍용차 노조원들은 30명의 동료와 그 가족들을 가슴 속에 묻었다. 이번 합의가 소나기 피해가듯 하는 합의가 아닌 진심이길 바란다"며 "더 이상 정리해고로 인해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은 "사용주가 법과 제도를 통해 노동자들을 마음껏 착취할 수 있다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이라며 "잘못된 것을 바꿔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박준호·홍기탁 동지가 지금도 75m 높이 굴뚝 위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가 쌍용차 사태를 교훈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무분별한 해외 매각과 기술 유출, 그 과정에서 벌어진 회계 조작, 노조탄압공작,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등이 압축적으로 나타난 문제"라며 "비단 쌍용차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신영 기자  eco6953@econ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