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긴 투쟁 끝 첫 출근…"일터로 돌아왔지만"
임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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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쌍용차는 2009년 법정 관리를 이유로 직원 2천6백여 명을 해고했고 '쌍용차 사태'로 기록된 77일 동안의 파업이 벌어집니다.
그 때 해고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35명이 오늘, 11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긴 시간 만큼 힘들었고 그렇게 바라던 복직이지만 지금 회사의 사정은 그들을 마음 껏 웃게하지는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임명찬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시 출근하는 동료들의 손에 빨간 장미가 건네집니다.
"축하합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11년만에 출근합니다.")
2009년 6월 해고통보를 받은 뒤 10년 11개월 만에 복귀하는 쌍용자동차의 마지막 해고노동자 35명.
기쁨보다는 먼저 세상을 등진 동료들이 떠오릅니다.
[한상균/쌍용차 복직자(전 민주노총 위원장)]
"같이 공장에 못 들어가고 하늘에 가 버렸던 30명의 동지들이 제일 먼저 생각나죠."
쌍용차 사태는 2009년 사측이 직원 2천6백여명을 해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모기업이었던 상하이자동차는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면서,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77일간의 파업.
경찰과의 유혈 충돌까지 빚어져 노조원 64명이 구속됐고 1천 7백여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끝까지 싸운 187명은 결국 해고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11년, 그 사이 해고자와 가족 30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권지영/심리치유센터 '와락' 대표]
"지역사회 안에서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데…작년에 사망하신 분도 본인 인터뷰 하시고 밑에 댓글 달린 거 많이 보면서 절망하셨다고…"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모기업인 인도의 마힌드라가 2천3백억원의 투자계획을 철회했고,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구조조정 가능성도 나옵니다.
[조문경/복직자]
"상당히 불안하죠. 그 부분은 정말 어쩔 수 없이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 왔지만 그러나 우리가 잘 버텨주고 위기를 극복한다면…"
파업 진압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와 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도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김득중/복직자(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국가와 회사의 손배 가압류가 아직 남아 있어요. 지연이자까지 한 100억인데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조사위원회가 2년 전 '국가 폭력'이라고 결론내린 쌍용차 사태, '복직'은 시작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임명찬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김효준 / 영상편집: 장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