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마지막 복직자들 11년 만에 출근
박건 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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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중 마지막 복직자들이 4일 오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출근 축하 장미꽃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월 복직 후 무기한 휴직 조처된 쌍용차 마지막 복직자 35명이 4일 평택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했다.
당초 47명이 출근하기로 돼 있었으나, 12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직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10년 11개월 만에 맞는 출근길에 복직자들은 저마다 밤을 지새운 듯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기존에 복직한 동료들은 '많이 기다렸습니다. 함께여서 행복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동료들을 맞이했다.
출근 전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밤을 꼬박 새웠다"며 "일터로 돌아오는 길, 정말 긴 시간을 돌아서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료들이 모두 복직한 뒤 마지막에 복직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아직 100억원대에 달하는 손배가압류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어, 생각할 때마다 아찔하지만 노사와 정부가 적절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복직한 조문경 조합원은 "올해 1월 비가 오던 날 강제 휴직 처리돼 울면서 기자회견 했던 게 기억난다"며 "그동안 많은 국민이, 많은 단체가 연대해 도와주었기에 비로소 오늘 첫 출근을 할 수 있게 됐다. 힘을 모아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 복직자들은 2018년 9·21 합의에 따라 당초 올해 초부터 출근하기로 돼 있었으나 경영 악화에 따른 회사 방침에 무기한 유급휴직 조처됐고, 지난 2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 신청을 내는 등 반발했다.
결국 쌍용차는 양 노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노노사정 협의를 통해 휴직 처리가 된 복직자들을 5월부터 부서에 배치하고 2개월간 현장훈련(OJT) 및 업무 교육을 거쳐 7월 1일 현장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날 출근하면서 "오늘 아침, 11년 만에 일상을 되찾은 내 뒷모습을 보고, 아내가 '마음이 짠하다'고 하더라"라며 "다시는 한국 사회에 이런 대량해고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회사에 복귀하면 비정규직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는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천600여 명이 정리해고되자 노조원들이 반발해 5월 21일 옥쇄 파업에 돌입하면서 촉발됐다.
77일간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천700여 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쌍용차는 경영상태가 호전된 2013년 가장 먼저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고, 이후 순차적으로 해고자와 희망 퇴직자 등을 2016년 40명, 2017년 62명, 2018년 87명 복직시킨 바 있다./박건 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