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4 매일노동뉴스] 이익은 마힌드라가 챙기고 비용은 쌍용차가 부담?

이익은 마힌드라가 챙기고 비용은 쌍용차가 부담?

쌍용차 범대위 '마힌드라-쌍용차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 촉구... 4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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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가 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쌍용차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1인 시위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쌍용자동차 휴직자 46명의 부서배치 약속 미이행 문제가 정부 책임론으로 옮겨붙었다. 외국인 투자기업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쌍용차·한국지엠 같은 외투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인질 삼아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는 일이 잇따르는데도 정부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쌍용차 희생자 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 범대위)가 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의 사회적 합의 파기와 외투자본 횡포에 대해 정부가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힌드라 ‘빨대 경영’ 쌍용차 경영위기 심화하나

쌍용차 범대위는 “쌍용차 경영위기의 본질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회사인 마힌드라가 자회사인 쌍용차에 실질적 도움은 주지 않은 채 알짜만 뽑아 먹는 속칭 ‘빨대 경영’을 하면서 쌍용차가 휘청이고 있다는 것이다.

오민규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연구위원은 “마힌드라는 이익, 쌍용차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식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티볼리는 인도에서 ‘XUV300’이라는 이름으로 생산·판매된다. 평택공장에서 반조립 제품을 수출하지 않는다. 인도 현지공장에서 모두 생산한다. XUV300은 지난해 인도에서 4만197대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오 연구위원은 “티볼리는 쌍용차가 독자개발한 차량으로, 티볼리에 대한 일체의 지적재산권을 쌍용차가 가지고 있다”며 “아무리 모기업과 자회사 간 거래라 하더라도 지적재산권을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경우 모회사가 자회사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데, 쌍용차 어떤 회계장부에도 지난해 인도에서 팔린 XUV300 4만여대에 대한 로열티를 받은 흔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2016년께 쌍용차가 티볼리 플랫폼을 마힌드라에 헐값에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쌍용차가 티볼리 플랫폼 사용 로열티만 제대로 받았어도 연간 대략 400억~500억원은 마힌드라에서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힌드라가 2021년 인도에서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 ‘SUV BEV XUV300’도 티볼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량이다. 오 연구위원은 “쌍용차 재무구조가 왜 이렇게 안 좋은지를 말해 주는 한 단면”이라며 “모회사-자회사 간 불공정거래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쌍용차의 연구개발비용이 대폭 늘어난 것도 마힌드라의 ‘빨대 경영’ 의혹을 부추긴다. 2011년 마힌드라 인수 이후 쌍용차 연구개발비는 매년 증가했다. 2016년 1천555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18년에 2천16억원으로 30% 급증했다. 오 연구위원은 “쌍용차 신차 출시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가 급증한 것은 마힌드라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쌍용차의 역량과 비용까지 투입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마힌드라는 해당 기간에 쌍용차와의 ‘엔진 공동개발’을 강조했다. 그런데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공동개발한 엔진 6개 중 쌍용차 차량에 적용된 것은 티볼리에 장착되는 1.6리터 디젤엔진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노사정 합의 이행될 때까지 청와대 앞 1인 시위

쌍용차 범대위는 “마힌드라와 쌍용차 간 불공정거래 의혹을 밝혀낼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대주주 역할은 하지 않고 노동자 고용을 볼모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마힌드라 자본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 ‘휴직자 전원 부서배치’라는 2018년 9월 쌍용차·쌍용차노조·금속노조 쌍용차지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노사정 합의가 이행될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