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27 미디어스] 쌍차 해고노동자의 반복되는 호소, "10년의 괴롭힘 끝내달라"

쌍차 해고노동자의 반복되는 호소, "10년의 괴롭힘 끝내달라"

해고노동자 47명 복직 무기한 연기돼…"복직 앞두고 생계 책임지던 일도 그만둬"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원문보기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1076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2009년 해고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복직이 무기한 연기됐다.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10년의 괴롭힘을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4일 쌍용자동차와 기업노조는 해고노동자 47명의 복직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에 합의했다. 해고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성탄절 전날 회사와 기업노조가 1월 1일부로 재휴직 적용에 합의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휴직 종료와 관련해 ‘라인 운영 상황에 따라 추후 노사 합의한다’고 돼 있어 사실상 무기한 휴직을 의미한다.

2018년 쌍용차 노·노·사(쌍용차 노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맺은 ‘해고자 119명 전원 복직 합의’에 따라 47명은 올해 7월 재입사해 무급휴직 뒤 내년 1월 2일 부서배치를 받기로 돼 있었다.

쌍용자동차는 2018년 9월 21일 평택 본사에서 노노사정 4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해고자 관련 복직합의서 조인식을 개최하고 실행계획 점검을 위한 '쌍용자동차 상생 발전위원회' 첫 운영회의를 가졌다. 오른쪽부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 쌍용자동차 홍봉석 노동조합 위원장, 쌍용자동차 최종식 대표이사,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쌍용자동차)
 

김 지부장은 ”소식을 들었던 46명이 성탄절에 모였다”며 “대부분 1월 2일 부서배치를 앞두고 그동안 생계 유지를 위해 해왔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계셨던 분들은 이사했고, 복귀를 위해 한 달 전 사표 내고 몸을 만드신 분도 있다”고 밝혔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2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0년 동안 힘든 고통 속에서 기다렸던 만큼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 자신은 마지막으로 복직하겠다고 선언해 이번 47명의 복직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김 지부장은 “소식을 처음 들은 날에는 20여 분이 긴급하게 모였는데 차마 말 못 하고 다들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면서 지부장으로서 정말 마음 무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통보 전후로 회사 측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김 지부장은 “사전에 통보받을 내용도 아니지만, 일언반구 없이 노사 합의서라고 하는 종이쪽지 하나로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상태”라고 했다.

쌍용자동차 측은 언론에 자동차 시장 경기가 어려워 휴직자들을 복직시킬 일자리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 지부장은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복직자의 일자리 문제는 별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 지부장은 “47명에 대한 부서배치는 올해 현장기능직의 정년 퇴직자가 50명이고 이들의 자리에 들어가도 3명이 부족한 상황으로 인원을 추가 고용하는 게 아니다”라며 “경영 위기를 47명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문제에 대한 당사자 모든 분의 분노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또한 김 지부장은 “47명은 7월 1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쌍용자동차 임직원”이라며 “전체적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당사자를 포함한 전체의 지혜를 모을 시점에서 10년 동안 고통을 견뎌내며 현장에서 작업복을 입겠다는 일념으로 희망으로 버텨왔던 분들에게 회사는 잔인한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국가 손해배상 청구 대응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국가폭력 피해 10년, 쌍용차 노동자 괴롭힘 이제 멈추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국가(경찰)와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문제도 커다란 짐으로 안고있다. 2009년 5월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경기도 쌍용자동차 생산공장을 점검해 77일간의 파업을 벌이자 경찰과 회사는 강제진압 및 파업 과정에서 각종 피해를 입었다며 노조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배상액이 100억원이 넘는다.

김득중 지부장은 “현재 국가하고 쌍용차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액이 현재 지연이자 포함해서 100억이 넘는다”며 “두 사건 다 대법원에 계류 중지만, 이 문제 때문에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하고 제발 10년의 노동자들 괴롭힘을 끝내달라고 호소 차원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47명의 해고노동자는 2018년 노·노·사·정 합의에 따라 1월 6일 공장으로 출근한다는 입장이다. 김 지부장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30일 오후 1시 대한문 앞에서 진행한다”며 “지부는 금속노조와 함께 오늘 중으로 경사노위를 포함해서 기업노조, 회사에 2018년도 노노사정 합의에 따라 이행 후속 조치 관련된 교섭공문을 보내고 이 사항을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