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사진첩] 쌍용차 국가 폭력 10년…이제 그만!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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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손배대응모임 대표자들과 쌍용차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앞줄 왼쪽)이 이들에게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국가 폭력을 이제는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00억원어치 가짜 돈더미가 대법원 앞에 쌓였다. 국가와 회사의 손해배상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차 조합원들이 당사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는 행위극을 위해 손수 만든 것들이다. 눈 가린 법의 신 디케를 가운데 두고 저울 너머에는 쌍용차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작업복들과 정리해고 투쟁 중 숨진 동료들을 대신해 조화가 놓였다. 저울 위로 아무리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쌓아도, 돈더미에 기울어진 저울은 꿈적하지 않는다.
쌍용차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손잡고 등 국가손배대응모임 대표자들이 1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리해고에 맞서 싸운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국가 폭력을 이제는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2018년 8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유남영)는 2009년 쌍용차 파업 당시 “헬기에서 유독성 최루액을 뿌리고,대테러 장비인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를 사용하는 등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는 등 경찰의 진압 과정이 불법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1년 가까이 지난 지난 7월 민갑룡 경찰청장도 “과거 경찰의 법 집행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큰 고통을 받았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지만, 16억 7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취하하지 않았다. 노사 합의에 따라 해고 노동자들이 대부분 복직한 지금까지 회사도 3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은 취하하지 않았다. 이렇게 2013년 47억원으로 판결된 배상액은 6년의 시간 동안 연간 이자율 20%이 더해지며 100억원을 넘어섰다.
쌍용차 국가폭력 피해자 김을래(왼쪽부터), 안창호 씨가 1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열린 `국가폭력 피해 10년, 쌍용차 노동자 괴롭힘 이제 멈추자'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정아 기자
이날 19일 기자회견에 함께 한 송상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파업 중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대해 “대통령의 승인 하에 경찰력을 과잉 행사한 인권 침해 사례”라로 규정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의 발표를 재차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해자인 국가가 피해자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10년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소송의 형식을 빌렸을 뿐 재판을 통한 또하나의 폭력”이라고 비판하며 우리는 이 폭력의 결과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가장 기본적인 삶마저 파괴당한 것을 지켜보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7일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진압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등을 당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생존권을 위협하는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는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한 내용을 포함한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지난 10년 동안 해보지 않은 투쟁의 방식이 없다”는 쌍용차 노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에게 부과된 손해배상액 100억원의 무게를 상징하는 행위극을 하기 위해 가짜 돈 5만원권 100억원 어치를 직접 만들었다. 이정아 기자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에 77일 동안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계 해고를 당했다가 소송 끝에 복직하고도 회사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에 시달린 쌍용차 노동자 채희국씨 뒤로 태극기와 법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이정아 기자
국가손배대응모임 대표자들과 쌍용차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앞줄 왼쪽)이 이들에게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국가 폭력을 이제는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작업복 옆으로 투쟁 중 숨진 동료들을 상징하는 분필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정아 기자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손잡고 등 국가손배대응모임 대표자들과 쌍용차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이들에게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국가 폭력을 이제는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동안,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지워진 손해배상액 100억원의 무게를 상징하는 행위극에 쓰인 쌍용차 노동자들의 작업복과 조화가 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