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12 노동과세계] 위험의 외주화로 죽어가는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들...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 구의역 사고와 판박이”

위험의 외주화로 죽어가는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들...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 구의역 사고와 판박이”

노동과세계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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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12일 오후 기자회견, "고인을 죽인 것은 위험의 외주화"

13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추모 문화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24)씨 유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으로 구성된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칭)는 12일 오후 한국서부발전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13일 저녁 7시엔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김씨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린다.

또한 "김씨를 죽인 것은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하청업체로 떠넘긴 위험의 외주화다. 한국서부발전에서는 지난 8월 태안화력 관리자가 하청노동자에게 안전작업 허가서도 없이 업무를 재촉한 사실도 폭로됐다"며 "힘들고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고 비용절감만 외쳤던 발전소 운영이 하청노동자를 죽음에 몰아넣었다"고 했다.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구의역 참사와 태안 화력발전소 참사 모두 ‘하청노동자 1인 근무’에서 비롯되었다"며 “이 사고는 2년 전 구의역에서 홀로 승강장안전문을 고치다 사망한 구의역 참사와 판박이 사고다. 예산과 인력을 빌미로 홀로 일할 수밖에 없었던 하청 노동자의 현실은 장소를 바꿔서 반복되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서부발전은 김씨 개인의 실수가 원인인 것처럼 호도하는데, 석탄 컨베이어 벨트 아래 떨어진 석탄을 제거하라는 지시서가 없었다면, 혼자 작업하지 않았다면 김씨를 잃지 않았을 것. 대책위는 "정부가 바뀌어도 되풀이되는 청년 하청노동자의 죽음과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된 책임자들은 원청까지 다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컨베이어 벨트에서 현장 점검을 위한 순찰 업무를 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다. 김씨는 사고 발생 뒤 5시간 정도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119는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건을 접수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김씨가 혼자 근무를 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책위는 “고 김용균씨는 사고 열흘 전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을 만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약속만 하고 돌아보지 않는 대통령, 책임지지 않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도 말했다.

김씨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곧바로 태안화력 하청업체에 1년 계약직으로 입사했다가 3개월 만에 사고를 당했다.

김씨의 빈소가 차려진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는 동료 노동자들의 문상이 줄을 잇고 있다. 대책위와 비정규직 100인 공동행동은 13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노동과세계 편집실  kct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