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편지-배춘환 대표]
2017년 새해는 함께 희망을 꿈꾸고 이뤄요
안녕하세요. 손잡고 대표 배춘환입니다.
설을 며칠 앞두고 회원님들은 어떤 모습으로 새해맞이를 하고 있을까 궁금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9살짜리 아들에게 한 동화책을 추천받았습니다.
『화가 나는 건 당연해!』
“엄마는 이 책을 읽어야해”라며 제 책상에 올려놓더군요. 부제는 ‘화를 슬기롭게 다루는 법’
아무래도 아이 눈에 제가 화를 많이 내는데다가 슬기롭게 다룰 줄도 모르는 것처럼 보였나봅니다.
사실 지난해 겨울부터 새해를 넘어서면서도 내내 화가 많이 났습니다. 매일 나오는 뉴스는 상식도, 양심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아닐까라는 자괴감이 들게 했고 대통령, 장관, 대학교수, 기업의 총수 등 어떤 아이들에게는 꿈꾸는 미래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철의 가면을 쓴 것처럼 거짓말을 읊어댔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열심이 없었지만 주중에 뉴스를 보다보면 저절로 매주 토요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광화문 광장을 지키게 되더군요.
이 겨울, 손배가압류에 시달리는 노동자 분들에게는 소리 없이 눈이 쌓이듯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재판결과들이 사회에 알려지지도 않은 채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분들은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날 다시 광화문에서 노숙을 시작했습니다. 하이디스 해고자 분들은 경영진 사진에 신발던지기 퍼포먼스를 했다고 벌금을 물게 되었습니다. 그 밖에 걸려있는 손해배상 건이 수두룩합니다.
제가 <손잡고> 단체에 대해 설명할 때 '외국에서는 이런 사례가 없다, 있어도 2,000만 원정도의 상한선이 있으며 노조에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러면서 혼자 생각합니다. 외국의 사례를 들지 않아도 이것은 죽고 사는 문제인데 어떻게 이렇게 대한민국에서는 버젓이 일어나고 있을까.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새해 설날을 앞두고 무거운 이야기만 늘어놓아서 죄송합니다.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는 생각에 고민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손잡고는 2017년, 노란봉투법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가야하는 길에 손잡고 회원님 모두 함께 서주시기를, 함께 손잡고 성큼 성큼 걸어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노란봉투법은 특정한 소수의 공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외침으로 통과될 것입니다.
2017년 새해에는 함께 희망을 꿈꾸고 이룹시다.
- 9살 예찬이와 함께 손잡고 대표 배춘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