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8.25 오마이뉴스] "합법적 파업,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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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개회식, 본선 진출 8팀과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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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가압류 없는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 손에손을잡고)가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공동 주최한 '제 1회 노란봉투법 모의 법정 경연 대회'가 지난 22일 서울대학교 우천법학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아름다운재단과 주간지 <시사IN>이 주최한 노란봉투캠페인의 법제도 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전국 로스쿨에서 16개 팀이 참가했으며, 그 중 서면 심사를 통과한 8개 팀이 본선에 올라 열띤 경연을 펼쳤다. 

"예비 법조인들에게 노동법 관심 불러 일으킬 계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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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결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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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노동법, 특히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한 노동자에게 제기되는 손해 배상 및 가압류를 주제로 한 모의 법정 경연 대회는 '노란봉투법 모의 법정 경연대회'가 처음이다. 

손잡고의 이수호 공동대표는 개회식을 통해 "이번 대회가 한국 사회의 예비 법조인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시민에게 노동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이번 경연 대회의 주제는 '쟁의 행위를 사유로 한 노동자 손배소'다. 한성중공업이란 가상의 회사를 설정해, 파업을 한 노조의 조합원들 150명에게 15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가정했다. 

경연대회 참가팀은 △파업, 직장 점거 등 쟁의 행위의 정당성, △15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액의 적정성, △노동권의 관점에서 조합원 개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에 대한 정당성 등을 놓고 변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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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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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팀은 원고의 소장과 피고의 서면을 모두 준비했으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원고와 피고의 지위를 부여 받았다. 본선에 오른 8팀은 4팀씩 각 A-B조로 나뉘어 경연을 했다. 각 조에서 2팀씩 총 4팀이 결선에 올랐으며, 다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원고와 피고의 지위를 재부여 받았다. 

이에 대해 참가자들은 대체로 "원고(회사)와 피고(노동조합)의 서면을 모두 써 본 결과 한국에서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노사 당사자들의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무작위 추첨이다 보니 변론하고 싶은 측에서 변론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심사를 맡은 재판부의 구성은 A조는 김선수(변호사), 최유정(변호사, 전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 박제성(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가 B조는 최은배(변호사,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김진(변호사), 최석환(명지대 법학과 노동법 교수)가 맡았다. 결선은 김선수, 최은배, 김진 변호사가 담당했다. 

재판장 김선수 변호사는 강평을 통해 '현행법내에서도 얼마든지 불합리한 결론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존의 법리나 판례에서 벗어난 변론에 큰 점수를 줬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노동3권을 담당하는 법조인은 법률 규정,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판례 입장을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항상 법률은 위헌의 소지가 있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 판결은 항상 변화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번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법률이나 해석의 범위 내에서 논리를 전개해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법원 판결을 지나치게 고정된 것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전제하고 논리를 전개한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 원칙적인 주장을 하되, 변호사는 현재의 법원의 태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구제를 받을 수 있다면 작은 틈이라도 파고들어서 주장을 전개해 법원을 설득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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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참가자들과 행사를 방청한 손배피해노동현장 조합원들이 함께 손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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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쟁위 행위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

참가팀들도 각종 사례와 판례를 들여다보며, 기존 법리를 넘어서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손해 배상과 가압류 관련한 기존 법리가 상당히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더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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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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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은 최우수상(한국ILO협회상) 200만 원, 우수상(국회법제사법위원장상) 100만 원, 장려상(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장상) 50만 원 2팀, 개인MVP 50만원이 수여됐다. 

개인 MVP는 참가번호 1004번(전남대로스쿨)의 양성모씨가 받았다. 장려상은 각각 참가번호 1004번(전남대로스쿨, 백승찬, 양성모, 김문석), 참가번호 1010번(이화여대로스쿨, 서려, 최주영, 길인영)이 수상했다. 이어 우수상은 참가번호 1008번(원광대로스쿨, 조미연, 노성봉, 임채홍), 그리고 최우수상은 참가번호 1006번(서강대로스쿨, 김영현, 신하나, 조민주)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1006번(서강대 로스쿨 팀, 김영현, 신하나, 조민주)은 참가자 가운데 가장 자신이 변론하는 팀의 입장에서 기존 법리를 넘어선 변론을 하고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하나씨는 "사실 저희가 노동법에 대해 무지해서 처음부터 공부하며 준비했다"면서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피고 측이 할 수 있는 주장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특히 "결선에 와서 실제 해고 노동자분들이 오셔서 많이 놀라고 뭉클했다"면서 "실제 손배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존재하고 그분들을 위해 법리를 고민하는 시간들이 의미있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조민주씨는 "정리해고에 대해서 이번에 진지하게 생각해본 건 처음"이라며 "이번 모의법정을 준비하면서 경영자가 파업 때문에 받는 손실은 노동자가 받는 손실에 대해 무게가 적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리해고에 대한 손배 가압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현씨는 "노동법에 관심을 많이 갖지 못하는 학생이었는데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불합리한 현실을 가진 사람들을 알게 됐다"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 나라의 노동법 제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법학도로서 관심을 놓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최 측이 공개한 참가자들이 작성한 참여 소감을 살펴보면, 이번 대회를 통해 노동법에 대한 관심과 손해배상 및 가압류로 고통 받는 노동자에 대한 예비 법조인들의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저희에게는 서면에 적힌 한 줄 글일지 몰라도, 이를 현실로서 폐부로 느끼는 노동자들에게는 목숨까지 걸 수 있을 정도의 절실한 문제들이겠지요. 그러한 마음에 다소나마 가까이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제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법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이러한 생각을 잊지 않고 법률가로서의 중심으로 세우겠습니다."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시민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법률가로 대신 목소리를 내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에 참여하겠습니다."

"노동법과 관련한 강의는 많이 수강했지만 본격적으로 대회에 참가해 교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노동 지식과 재판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만의 지식이 성장된 것이 아니라, 노동계에게도 저희의 노력이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조국 집행위원장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경연대회도 멈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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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주최, 재판부, 현장노동자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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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주최 측은 '노동법에 대한 예비 법조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겠다'는 개최 취지가 경연 대회 과정에서 참가자들에게 잘 부합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모의법정 경연 대회는 실제 손배소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 현장에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쌍용차지부와 철도노조, 그리고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지부, 그리고 가장 많은 손배소 사업장이 소속된 금속노조 법률원에서 결선 현장에 함께 자리했다.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은 폐회식에서 "법은 무엇인가, 이 땅에서 법이 인간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법이 정권과 자본의 도구로 활용된다면 우리는 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기에 참여한 법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활동하실 수많은 미래의 노동 동지들께 부탁드린다, 법을 지키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서 정의를 지켜나가는 수많은 동지가 이곳에서 함께 탄생해나갔으면 한다"며 예비 법조인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관심과 노동 현장에 대한 연대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경연대회에는 본 경연 대회의 주제이기도 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은수미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4월 발의됐다. ▲합법적 노조활동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자 개인과 가족․신원보증인에게까지 손배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법원 결정에 필요한 손배 기준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은수미 의원은 지난 7월 은수미 의원실 페이스북을 통해 "노란봉투법을 꽤 많은 의원이 동참해주셔서 발의를 했지만, 아직 단 한 조항도 법안 심사 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경연대회에서 은수미 의원은 "노란봉투법 입법이 일거에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뜻이 있는 정치인이 항상 손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란봉투법 입법)을 관철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법조인과 시민의 관심을 재차 당부했다.

집행위원장 조국 서울대 법과대학교수는 폐회사를 통해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는 제1회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2회, 3회가 계속될 것이다"며 "노란봉투법이 통과돼 손배가압류가 제한되고 금지되어 이 대회를 그만해야겠다. 그땐 주제를 바꿔서 노동법의 다른 주제로 모의법정 경연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합법적 파업,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

[현장]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손배가압류 없는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 손에손을잡고)가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공동 주최한 '제 1회 노란봉투법 모의 법정 경연 대회'가 지난 22일 서울대학교 우천법학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아름다운재단과 주간지 <시사IN>이 주최한 노란봉투캠페인의 법제도 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전국 로스쿨에서 16개 팀이 참가했으며, 그 중 서면 심사를 통과한 8개 팀이 본선에 올라 열띤 경연을 펼쳤다. 



"예비 법조인들에게 노동법 관심 불러 일으킬 계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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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결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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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노동법, 특히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한 노동자에게 제기되는 손해 배상 및 가압류를 주제로 한 모의 법정 경연 대회는 '노란봉투법 모의 법정 경연대회'가 처음이다. 



손잡고의 이수호 공동대표는 개회식을 통해 "이번 대회가 한국 사회의 예비 법조인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시민에게 노동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이번 경연 대회의 주제는 '쟁의 행위를 사유로 한 노동자 손배소'다. 한성중공업이란 가상의 회사를 설정해, 파업을 한 노조의 조합원들 150명에게 15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가정했다. 


경연대회 참가팀은 △파업, 직장 점거 등 쟁의 행위의 정당성, △15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액의 적정성, △노동권의 관점에서 조합원 개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에 대한 정당성 등을 놓고 변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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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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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팀은 원고의 소장과 피고의 서면을 모두 준비했으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원고와 피고의 지위를 부여 받았다. 본선에 오른 8팀은 4팀씩 각 A-B조로 나뉘어 경연을 했다. 각 조에서 2팀씩 총 4팀이 결선에 올랐으며, 다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원고와 피고의 지위를 재부여 받았다. 


이에 대해 참가자들은 대체로 "원고(회사)와 피고(노동조합)의 서면을 모두 써 본 결과 한국에서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노사 당사자들의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무작위 추첨이다 보니 변론하고 싶은 측에서 변론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심사를 맡은 재판부의 구성은 A조는 김선수(변호사), 최유정(변호사, 전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 박제성(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가 B조는 최은배(변호사,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김진(변호사), 최석환(명지대 법학과 노동법 교수)가 맡았다. 결선은 김선수, 최은배, 김진 변호사가 담당했다. 


재판장 김선수 변호사는 강평을 통해 '현행법내에서도 얼마든지 불합리한 결론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존의 법리나 판례에서 벗어난 변론에 큰 점수를 줬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노동3권을 담당하는 법조인은 법률 규정,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판례 입장을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항상 법률은 위헌의 소지가 있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 판결은 항상 변화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번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법률이나 해석의 범위 내에서 논리를 전개해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법원 판결을 지나치게 고정된 것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전제하고 논리를 전개한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 원칙적인 주장을 하되, 변호사는 현재의 법원의 태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구제를 받을 수 있다면 작은 틈이라도 파고들어서 주장을 전개해 법원을 설득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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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참가자들과 행사를 방청한 손배피해노동현장 조합원들이 함께 손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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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쟁위 행위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


참가팀들도 각종 사례와 판례를 들여다보며, 기존 법리를 넘어서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손해 배상과 가압류 관련한 기존 법리가 상당히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더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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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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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은 최우수상(한국ILO협회상) 200만 원, 우수상(국회법제사법위원장상) 100만 원, 장려상(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장상) 50만 원 2팀, 개인MVP 50만원이 수여됐다. 


개인 MVP는 참가번호 1004번(전남대로스쿨)의 양성모씨가 받았다. 장려상은 각각 참가번호 1004번(전남대로스쿨, 백승찬, 양성모, 김문석), 참가번호 1010번(이화여대로스쿨, 서려, 최주영, 길인영)이 수상했다. 이어 우수상은 참가번호 1008번(원광대로스쿨, 조미연, 노성봉, 임채홍), 그리고 최우수상은 참가번호 1006번(서강대로스쿨, 김영현, 신하나, 조민주)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1006번(서강대 로스쿨 팀, 김영현, 신하나, 조민주)은 참가자 가운데 가장 자신이 변론하는 팀의 입장에서 기존 법리를 넘어선 변론을 하고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하나씨는 "사실 저희가 노동법에 대해 무지해서 처음부터 공부하며 준비했다"면서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피고 측이 할 수 있는 주장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특히 "결선에 와서 실제 해고 노동자분들이 오셔서 많이 놀라고 뭉클했다"면서 "실제 손배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존재하고 그분들을 위해 법리를 고민하는 시간들이 의미있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조민주씨는 "정리해고에 대해서 이번에 진지하게 생각해본 건 처음"이라며 "이번 모의법정을 준비하면서 경영자가 파업 때문에 받는 손실은 노동자가 받는 손실에 대해 무게가 적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리해고에 대한 손배 가압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현씨는 "노동법에 관심을 많이 갖지 못하는 학생이었는데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불합리한 현실을 가진 사람들을 알게 됐다"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 나라의 노동법 제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법학도로서 관심을 놓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최 측이 공개한 참가자들이 작성한 참여 소감을 살펴보면, 이번 대회를 통해 노동법에 대한 관심과 손해배상 및 가압류로 고통 받는 노동자에 대한 예비 법조인들의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저희에게는 서면에 적힌 한 줄 글일지 몰라도, 이를 현실로서 폐부로 느끼는 노동자들에게는 목숨까지 걸 수 있을 정도의 절실한 문제들이겠지요. 그러한 마음에 다소나마 가까이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제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법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이러한 생각을 잊지 않고 법률가로서의 중심으로 세우겠습니다."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시민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법률가로 대신 목소리를 내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에 참여하겠습니다."


"노동법과 관련한 강의는 많이 수강했지만 본격적으로 대회에 참가해 교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노동 지식과 재판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만의 지식이 성장된 것이 아니라, 노동계에게도 저희의 노력이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조국 집행위원장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경연대회도 멈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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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주최, 재판부, 현장노동자 단체사진
ⓒ 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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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주최 측은 '노동법에 대한 예비 법조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겠다'는 개최 취지가 경연 대회 과정에서 참가자들에게 잘 부합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모의법정 경연 대회는 실제 손배소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 현장에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쌍용차지부와 철도노조, 그리고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지부, 그리고 가장 많은 손배소 사업장이 소속된 금속노조 법률원에서 결선 현장에 함께 자리했다.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은 폐회식에서 "법은 무엇인가, 이 땅에서 법이 인간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법이 정권과 자본의 도구로 활용된다면 우리는 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기에 참여한 법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활동하실 수많은 미래의 노동 동지들께 부탁드린다, 법을 지키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서 정의를 지켜나가는 수많은 동지가 이곳에서 함께 탄생해나갔으면 한다"며 예비 법조인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관심과 노동 현장에 대한 연대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경연대회에는 본 경연 대회의 주제이기도 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은수미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4월 발의됐다. ▲합법적 노조활동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자 개인과 가족․신원보증인에게까지 손배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법원 결정에 필요한 손배 기준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은수미 의원은 지난 7월 은수미 의원실 페이스북을 통해 "노란봉투법을 꽤 많은 의원이 동참해주셔서 발의를 했지만, 아직 단 한 조항도 법안 심사 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경연대회에서 은수미 의원은 "노란봉투법 입법이 일거에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뜻이 있는 정치인이 항상 손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란봉투법 입법)을 관철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법조인과 시민의 관심을 재차 당부했다.


집행위원장 조국 서울대 법과대학교수는 폐회사를 통해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는 제1회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2회, 3회가 계속될 것이다"며 "노란봉투법이 통과돼 손배가압류가 제한되고 금지되어 이 대회를 그만해야겠다. 그땐 주제를 바꿔서 노동법의 다른 주제로 모의법정 경연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38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