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11월 27일 현대차비정규직투쟁 공동대책위원회 <노조탈퇴강요하는 현대차 부당노동행위 고소 기자회견> 현장 | |
ⓒ 윤지선 |
27일 현대차비정규직투쟁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현대자동차 정몽구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1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가 손해배상 소송의 소취하를 빌미로 노동조합 탈퇴를 요구하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소취하를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고발사유를 밝혔다.
듣도 보도 못한 184억, 인지대만 이미 1억 내
김성욱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장은 "9월 18일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승소 후 회사가 제기한 손배소송이 눈 깜짝할 사이에 판결 나고 있다"며 "이미 인지대 값만 1억원을 지출했다, 12월 3일 다가오는 90억 손배청구소송 판결 결과에 따라 6400만원의 인지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11월 조합원 1명이 '급여통장까지 가압류당할까 두려웠다, 현대에게 꼭 이겨달라'는 유서를 작성한 후 목숨을 끊으려 한 일을 언급하며, 손배로 인한 고통은 현재진행형임을 호소했다.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010년에 벌인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서 25일간 쟁의행위를 한 것과 관련 총 7건의 손배청구 소송을 당했다. 1심 선고액만 184억2300만 원에 달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2012-2013년 벌인 파업에 대해서도 총 8건의 손배청구소송이 1심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수백억대의 손배소, 부당노동행위 무기로 악용
"노동조합 탈퇴하면 손배 취하해주겠다,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하면 손배 취하해주겠다"
대책위는 회사가 수백억 대의 손배소송을 노동권을 방해해는 데 악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손해배상을 두고 회사는 '노동조합 탈퇴하면 취하해주겠다',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취하하면 손배를 취하해주겠다'며 조합원들을 가르고 탄압하고 있다"면서 "결국 손배는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인 것이며,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금속노조법률원 송영섭 변호사는 "소 취하가 상당히 계획적으로 진행이 된 증거들을 포착했다"며, "최근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도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들은 모두 불법파견이다'라는 1심 선고 이후 현대차는 하청업체 관리자를 통해서 소송을 취하하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빼줄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최근 1심 선고로 70억 손배판결이 난 조합원 323명 가운데 135명이 사측의 종용으로 소를 취하했고 134명이 노조를 탈퇴했다"며 "조합원 한 명당 부담액이 70억이 된다, 과연 이 70억 원이라는 돈을 두고 '노조탈퇴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를 하면 손배소송을 취하해주겠다'고 했을 때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때문에 많은 수의 조합원들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노조을 탈퇴하거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를 하고, 신규채용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목적과 어긋난 손배청구권은 소권 인정될 수 없어
▲ 2014년 11월 27일 현대차비정규직투쟁 공동대책위원회 <노조탈퇴강요하는 현대차 부당노동행위 고소 기자회견> 현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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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변호사는 "이러한 일련의 경과를 지켜보면 결국 손배 목적이 조합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과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 노동조합 활동과 정당한 재판청구권을 봉쇄하는 용도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손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더라도 다른 부당한 목적으로 남용되면 소권은 인정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수호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 공동대표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손배가압류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노동조합을 말살하고 가정까지 파탄시키기 위한 사측의 가장 악랄한 수단"이라며 "비정규직, 그리고 손배가압류 피해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중앙지검에 주식회사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윤갑한 사장을 노동조합및노동관계법 제90조, 제81조 제1호, 제4호, 제5호 위반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