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24 한겨레] 연극무대 오르는 ‘손배 가압류 폭탄’

파업 그린 ‘노란봉투’ 25일부터
범시민사회기구의 첫 문화기획

회사 쪽의 ‘손배 가압류 폭탄’이 노동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달 6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노동자가 “손해배상액 70억에 짓눌려” 자살을 기도했다. 2014년 7월 현재 회사 쪽이 쟁의를 이유로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구미 케이이씨(KEC) 등에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모두 1700억원에 이른다. 연극 <노란봉투>는 이런 참혹한 현실을 다룬다. 손해배상·가압류 조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린 이 연극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서울 ‘혜화동1번지’ 무대에 오른다.

 

‘노란봉투’는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을 책임지는 월급봉투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포기하게 하는 ‘해고봉투’이다. 노란봉투는 쌍용차 노동자들을 비롯해 손배·가압류 조처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한 시민사회의 모금 캠페인 이름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도 범시민사회 기구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잡고’가 마련한 첫 문화기획이다. 한 주부의 제안에서 출발한 이 캠페인은 이효리, 노엄 촘스키 등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총 111일 동안 4만7000여명이 참여해 14억7000여만원을 모금한 바 있다.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줄거리다. 구조조정을 거쳐 한 차례 팔린 회사의 새로운 사주가 또다시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매각하려 하자 노동자들은 60일간 파업을 벌인다. 회사 쪽과 경찰의 진압으로 파업은 분쇄되고, 회사는 노조와 파업 참가자들을 상대로 손배·가압류를 청구하면서 노조 탈퇴와 해고 무효소송 철회를 종용한다. 파업 때 회사 쪽에 속했던 이와 해고자들의 관계 등 노동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통해 노동자의 기본권과 노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내용이다. 이양구 극단 해인 대표가 극본을 쓰고, <목란언니>로 유명한 전인철이 연출을 맡았다. (02)922-0826.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극단 해인 제공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6657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