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시민모금으로 손배가압류 피해자 2차 지원, 총192가구에 6억4665만2736원

<노란봉투캠페인>시민모금으로 손배가압류 피해자 2차 지원,

총192가구에 6억4665만2736원

연대로 인한 손배 피해자 다수, 억대 손배액에 소송비용 감당하기도 벅차

1, 2차 사업 결과 손배가압류 피해 329가구에 총 11억 7천여만 원 지원

손배가압류 피해가구를 대상으로 한 <2014노란봉투캠페인> 제2차 긴급생계의료비지원 사업 결과(이하 ‘2차 지원사업’) 총 192가구에 6억 4665만 2736원을 지원한다.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이하 ‘손잡고’, 대표 조은·고광헌·이수호·조국)는 지난 8월25일 지원사업 공고를 내고 노조 추천을 받아 지원대상자 접수를 받았으며, 10월 6일부터 열흘간 심의를 거쳐 지원가구를 선정했다. 심의는 1차 지원사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이루어졌으며, 손잡고 기금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의 개별심사와 종합심사로 진행됐다.

이번 사업은 아름다운재단, 시사인과 함께 진행한 <2014노란봉투캠페인>의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노란봉투캠페인은 시민 4만7547명이 참여해 총 14억 6874만 1745원을 모금한 대규모 시민참여 모금캠페인이다. 지난5월 <2014노란봉투캠페인> 제1차 긴급생계의료비지원사업(이하 ‘1차 사업’)을 진행했으며, 손배 피해를 겪고 있는 137가구에 총5억 2천여만 원을 지원한 바 있다.

2차 지원사업은 1차에 비해 55가구 늘어난 것이다. 특히 2차 지원사업은 사측과 직접 고용관계에 있지 않은 상급단체 조합원이나 지역시민사회 활동가 등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손배가압류 피해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쌍용자동차와 관련한 평택 인근지역 시민사회 활동가, 상급단체 조합원이 그 대상이었으며,유성기업 연대로 인한 손배 피해자도 다수였다. 이들 모두 피해 노동자와 같이 억대의 손배 청구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쌍용차 연대로 피해를 받고 있는 한 신청자는 “쌍용차 투쟁에는 함께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구속과 손배가압류, 구상권 청구 등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항상 가압류에 대한 정신적인 압박감이 있고, TV광고에 메리츠화재 걱정인형 광고를 보면 너무나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라고 적었다. 메리츠화재는 파업 사태 당시 발생한 화재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110억원가량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1심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피해자는 “쌍용차가 본인과 같이 사실상 고정적인 임금도 없이 활동해 온 지역의 활동가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생계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을 주기 위한 의도적이고 보복적인 성격의 손배청구에 다름 아닙니다. 만약 가압류까지 진행되었다면 그야말로 생계는 파탄지경에 이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자의 신청사유 역시 1차 사업 신청 사례와 마찬가지로 손배가압류 문제가 노동자의 삶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다수가 해고, 파업, 구속수감 등으로 경제활동이 장기간 단절되어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신청가구 대부분은 장기해고자이거나 무직, 일용직 노동자가 많았으며, ‘파업노동자’라는 꼬리표가 달려 재취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통계로 살펴보면 전체 신청가구 중 19%가 가구전체 소득이 ‘0원’이며, 가스비, 월세 등 당장 시급한 생활비를 비롯해 생계비를 조달하기 위해 빚을 지는 악순환을 겪는 가구도 51.5%로 과반이 넘었다. 신청가구 중 38%가 의료지원을 요청했는데, 암, 정신질환, 뼈-근육질환, 난치병, 부모의 치매・요양병원 입원 등 장기적인 치료를 요하는 질병 사례가 많았다. 부양가구 수는 4인 가족 이상의 비율이 52%, 이 중 다자녀 가구가 22가구로 양육비, 교육비 등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정 붕괴 위기감을 느끼는 피해자 역시 2차 신청 사례에서도 볼 수 있었다.

손배가압류로 인한 ‘소송비용’도 경제적인 압박을 주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손배 규모가 억대에 이르다보니 인지대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청자 대부분이 소송비용 등 법적비용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지부의 경우 1심판결 이후 항소를 진행한 총 3건의 인지대를 합산한 비용이 44,674,700원이다. KEC 김성훈 지회장은 “현재 조합원 70명에게 청구된 156억의 손배청구가 결정될 경우 항소를 해야 하는데 인지대 비용만 해도8,270만 원이 된다. 이를 부담하지 못할 경우 항소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소송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작은 사업장의 경우는 소송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차 지원사업 신청 사례가운데 63명의 신청자는 여러 건의 손배 소송에 걸려 있으며, 최대 8건의 손배 소송을 진행 중인 신청사례도 있다.

심의에 참여한 남기철 교수(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손잡고 심의위원)는 “심사를 통해 1차 심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손배소나 가압류는 실제로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비인도적 조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금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최대한 지원하려 했으나 손배가압류 노동자들의 고통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서 지원금액에 등급을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노동쟁의의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들에 대해 사업자가 손배가압류라는 수단으로 노동자와 가족의 생존권을 말살하며 대응하는 것은 법 적용여부나 사법적 과정을 떠나 치졸하고 비윤리적이라는 지탄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널리 퍼지고 표현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수호 대표(손잡고 대표, 심의위원)는 “고용이 불안하고 저임금인 비정규직 노동자나 파업투쟁 등으로 구속 중이거나 구속된 적이 있는 노동자에게, 마음이 더 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지난한 싸움을 통해,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이끌어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을 배려하고 싶었다. 2차의 특징으로는, 연대투쟁에 나섰다가 손배가압류를 당한 그 지역 노동관련 단체들의 상근자들이나 해당 노조의 상급단체 간부들이 많았는데, 그들도 그로 인해 당하는 어려움이나 고통은 별로 다르지 않아, 같은 기준으로 심사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