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6.19 연합뉴스] '노란봉투' 시민의 힘, 손배가압류 피해 137가구 지원


▲ 노란봉투 희망을 나누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손배가압류 피해자 긴급 생계·의료 지원사업' 결과 발표에서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 기금심의위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숙이 시사IN 편집국장, 이수호 손잡고 운영위원, 김두식 경북대 법학과 교수, 방송인 김미화.

4만7천명 참여, 15억원 모금…"노동자 삶 파괴 심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노조활동을 이유로 사측이 제기한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를 돕기 위해 시작된 '노란봉투 캠페인'의 모금액이 137개 피해가구의 긴급 생계·의료비로 지원된다.

범시민사회 기구인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잡고'(이하 손잡고)는 19일 서울 시민청에서 노란봉투 캠페인의 진행경과와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시작된 캠페인에는 111일간 모두 4만7천547명이 참여, 14억7천만원이 모였다.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가수 이효리, 우주인 이소연, 만화가 강풀,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 등 국내외 유명 인사들도 함께했다.

지난 5월 공고를 내고 손배가압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원 신청을 받은 결과 가스비와 월세 등 당장 급한 생활비와 병원비, 교육비 요청이 다수를 차지했다. 쌀이 떨어졌다며 1년간의 쌀값만 지원해달라는 사연도 있었다.

신청자들은 대부분 무직이거나 일용직 노동에 종사하고 있었고 장기간 해고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 불면증, 고혈압, 당뇨 등을 앓고 있었다.

기금심의에 참여한 김두식 경북대 법학과 교수는 "손배가압류 문제가 노동자의 삶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피해 가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배가압류 피해자 지원사업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시민청에서 한홍구 교수가 '손배가압류 피해자 긴급 생계·의료 지원사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 측은 이번 1차 배분사업을 통해 총 137가구가 5억2천여만원을 지원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캠페인에 참여한 일반인들이 보낸 편지도 함께 소개됐다.

전북 무주 푸른꿈고의 한 학생은 대자보로 캠페인을 알리고, 전교생 100명이 3천700원씩 모았다며 노란봉투를 보내왔다.

한 편지에서는 '부장님'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라고 쓴 한 시민이 2012년 대한문 근처에 버려졌다가 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구조돼 이름을 얻고 현재는 다른 가정에 입양돼 살고 있는 사연을 전했다.

그는 "예전에 쌍용차 아빠들이 저를 구해주었듯 이제 저도 우리 아빠들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손잡고는 추가 배분사업을 통해 피해가구를 지원하는 한편 관련 법·제도 개선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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