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마지막 복직자, 11년 만에 공장 출근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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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47명 중 35명 복직…기존 동료들 환영 현수막 들고 맞이
"그동안 많은 국민·단체 연대해 도와줘 비로소 오늘 첫 출근"
쌍용자동차 마지막 복직자들이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 앞에서 첫 출근을 하며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복직 이후 무기한 휴직 조치를 받은 쌍용자동차의 마지막 복직자 35명은 4일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에 출근했다. 이들의 출근은 해고일로부터 약 11년 만이다. 당초 이날 복직자들은 47명이 출근하기로 돼 있었지만, 12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직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009년 6월8일 해고됐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 수준인 2600여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같은 해 5월 파업에 돌입하며 반발했다.
당시 파업은 77일간 이어졌다. 이후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으며, 1700여명의 직원은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명은 옥쇄 파업을 하며 끝까지 투쟁했다. 하지만, 이들은 무급휴직이나 명예퇴직을 선택해야 했다. 이 중 165명은 끝까지 선택하지 않아 결국 해고됐다.
쌍용차는 경영 상황이 나아진 지난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으며, 이후 순차적으로 해고자와 희망 퇴직자 등을 2016년 40명, 2017년 62명, 2018년 87명 복직시킨 바 있다.
이날 기존에 복직한 동료들은 ‘많이 기다렸습니다. 함께여서 행복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복직자들을 맞이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출근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동료들이 복직할 때마다 ‘우리의 손끝에는 아직도 생산라인의 감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마지막으로 복직하는 우리 또한 빠르게 적응해 좋은 차를 만들어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동료들이 모두 복직한 뒤 마지막에 복직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아직 100억원대에 달하는 손배가압류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어, 생각할 때마다 아찔하지만 노사와 정부가 적절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복직한 조문경 조합원은 “올해 1월 비가 오던 날 강제 휴직 처리돼 울면서 기자회견 했던 게 기억난다”며 “그동안 많은 국민이, 많은 단체가 연대해 도와줬기에 비로소 오늘 첫 출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 복직자들은 지난 2018년 9·21 합의에 따라 당초 올해 초부터 출근하기로 돼 있었지만, 경영 악화에 따른 회사 방침에 무기한 유급휴직 조처됐다.
이에 노동조합은 지난 2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휴직 구체 신청을 내는 등 반발했다.
이후 쌍용차는 양 노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노노사정 협의를 통해 휴직 처리된 복직자들을 5월부터 부서 배치하고, 2개월간 현장훈련(OJT)와 업무 교육을 거쳐 오는 7월1일 현장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날 출근하면서 “오늘 아침, 11년 만에 일상을 되찾은 내 뒷모습을 보고, 아내가 ‘마음이 짠하다’고 하더라”며 “회사에 복귀하면 비정규직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