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복직대기자 10명 중 7명 “우울 및 불안장애 있었다”
이동희 기자
원문보기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390
쌍용차범대위 복직대기자 46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 97.1% 강제휴직 ‘충격’
10명 중 5명 “판매·생산이 늘어나도 부서배치가 어려울 것 같다” 부정적 전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회사가 마지막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앞두고 무기한 휴직을 내린 것에 대해 “노노사정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규탄하며 복직대기자들의 부서배치를 촉구했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노동자 10명 중 7명이 지난 1년 간 우울 및 불안장애가 있었다고 응답해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소속 복직대기자 46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지난 1년 동안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와 강제휴직을 통보받은 2주 동안의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설문대상 46명 중 36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겪은 건강문제를 묻는 질문에 80% 이상이 전신피로(83.3%), 불면증 또는 수면장애(80.6%), 두통, 눈의 피로(80.6%)를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우울 또는 불안장애가 있었다’는 응답이 69.7%로 나타나 복직대기자 10명 중 7명이 정신건강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최근 1년간 2주 이상 연속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픔 또는 불행을 느꼈다고 응답한 이는 61.1%로, 10명 중 6명이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에는 지난 12월 24일 회사가 강제휴직을 통보한 이후 2주 동안의 상태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강제휴직 통보 이후 ‘충분한 수면을 취한 날이 하루도 없다’는 응답은 36.1%, ‘충분한 수면을 취한 날이 1~2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50.0%로 조사돼 86.1%가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24일 강제휴직 통보의 경우,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복직대기자에게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휴직 통보에 대해 97.1%가 충격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전혀 예상하지 못해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76.5%였다.
복직대기자 46명의 복직예정일이었던 지난 7일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의 면담에서 “회사가 자동차 판매량이 늘고 생산량이 늘어났을 때 최우선적으로 복직대기자를 공장에 돌아오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76.5%가 ‘부서배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특히, ‘판매와 생산이 늘어나도 조만간 부서배치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응답은 52.9%로, 부서배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현재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복직대기자는 매일 공장으로 출근해 업무 및 부서배치를 촉구하는 ‘출근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회사의 강제휴직은 지난 2018년 9월 노노사정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부서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