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화력발전 비정규직 “24살 고 김용균님” 추모문화제
12월 11일 새벽 3시 20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이 석탄을 이송하는 기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 제대 후 경험을 쌓고자 했다던 24살 청년은 입사한지 두 달 만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고독 속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6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가 목숨을 잃은 정확한 시간도 알 수 없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안에서 사고가 났을 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스물 넷 청년의 마지막은 피켓을 들고 수줍게 찍은 인증샷 뿐입니다. 피켓에는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과 만납시다.”라 적혀있습니다.
고 김용균님이 일하던 자리는 정규직이 하던 업무였습니다. 외주화가 되면서 2인1조라는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지만 발전소 위험업무는 단 하나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5년간 발전소 안전사고 346건, 이 중 97%인 337건이 비정규직에게 벌어졌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만성적 인력부족, 공공기관 효율화, 구조조정….
건조한 단어와 무심한 통계 앞에서 노동자들은 “정규직 안 해도 좋다.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달라.”고 울부짖습니다.
9-4 승강장에서 목숨을 잃었던 이는 열 아홉살이었습니다. 촛불집회에서 “박근혜가 퇴진하면 내 삶이 달라지나요.”라 묻던 청년은 24살이었습니다. 세월호 추모집회와 9-4 승강장 포스트 잇 앞에서 했던 다짐,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변명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또 이렇게 “24살 청년”을 보내야만 합니다.
이대로 고 김용균님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보낼 수는 없습니다. 12월 13일(목) 19시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진행합니다. 비정규직 삶을 살고 싶지 않았던 화력 발전소의 스물 넷 청춘의 죽음을 추모하는 자리입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는, 위험의 외주화 중단을 외치는, 더 이상 아픈 죽음의 행렬이 멈춰지길 바라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외롭지 않게
아프지 않게
우리가 함께 촛불을 밝혔으면 합니다.
■ 일시/장소: 12월 13일(목), 19시, 광화문 광장(세월호 농성장 앞)
■ 급하게 준비하는 추모문화제입니다. 자유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 문의
유흥희(기륭전자 비정규직) 010-7355-9826
김혜진(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010-4538-0051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