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논평] 오늘 대법원이 기각한 것은 ‘하청노동자의 삶’이다

오늘 대법원이 기각한 것은 ‘하청노동자의 삶’이다

-2018다296229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부쳐

 

‘법’이 아니라 ‘사법부의 해석’이 문제라는 것을 대법원이 오늘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노란봉투법을 존중해서 기각한다’는 대법원은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사법부가 판례에 갇힌 탓에, 원청이라 불리는 사용자는 20년이 넘는 동안 최종 이득은 모두 가져가면서도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을 수 있었다. 사용자가 ‘관계없다’고 주장하는 하청노동자의 삶을 생산에 갈아 넣고도 아무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노동 사각지대를 판결로 바로잡지 못해온 사법부의 책임이 크다. 노란봉투법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게 노동권을 ‘최소한’이나마 되돌리고자 하는 데 취지가 있다. 근로계약 관계에 머무른 사법부의 뒤처진 해석 때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기에, 그나마 현실을 반영한 최신 판례를 통해서라도 법이 현실을 따라가도록 입법을 한 것이다. 

 

우리는 입법으로 쌓아올린 ‘사용자 책임’을 판결로 다시한 번 확인하길 바랐다. 그게 사법부가 지난 과오를 바로잡는 첫 걸음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판결은 무엇인가. 

  ‘법’에 대한 법관의 게으름과 자의적 해석은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사용자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게 했다. 무려 20년이 넘는다. 급하게 변화하는 삶의 궤적을 따라잡지 못하는 ‘판례’는 삶을 망친다. 그래서 입법을 했고, 판례로 바로잡을 기회를 사법부에, 오늘 대법원에 준 것이다. 

오늘 당신들이 ‘기각’한 것은 노동권 사각지대를 만든 과오를 바로잡을 ‘법관에게 주어진 기회’다. 오늘 당신들이 기각한 것은 ‘노동권’이다. 오늘 당신들이 ‘기각’한 것은 ‘하청 노동자들의 삶’이다. 오늘 우리는 당신들이 기각한 것이 무엇인지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 

 

2026년 5월 21일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