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결과 보도자료]
중대재해사업장의 안전문제, 교섭대상으로 볼 수 있을까?
- - 제9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 고려대 로스쿨팀 국회의장상 수상
- 국가인권위원장상에 성균관대 로스쿨팀 수상
사내하도급 1명 사망, 정규직 4명 부상 등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안전을 약속받기 위해 노동자들은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을까. 원청 소속 외에 하청노동자들과는 교섭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쟁의행위도 불법이라는 오성제철의 주장은 법적으로 타당한 주장일까.
국내 유일 노동법 모의법정 경연대회인 제9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가 지난 19일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본선을 끝으로 4개월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역대 최다인원인 90명(30팀)이 참가해 서면심사를 거쳐 24명(8팀)이 본선에서 경합을 벌였다.
“이런 문제가 현실에서도 벌어질까”
최고상인 국회의장상은 9003번팀, 김성욱, 손효유, 김민혁(고려대학교 소속)씨에게 돌아갔다. 김성욱 씨는 “쟁점이 많아 대회 출전을 후회하기도 했다”며 “함께 출전한 팀원들 덕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민혁 씨는 “정말 힘들었다”며 “큰 상을 주셔서 고생을 보답받은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효유 씨는 “노동법이 너무 어렵고 사악한 함정들이 많아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특히 “우리는 모의법정으로 문제를 접했지만 실제 노동자들은 현실의 문제로 이 문제를 접할 거라는 점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판례, 최근 대법원 판례, 고용노동부 입장, 헌법재판소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면서 “국회가 입법을 통해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노동현안을 마주한 소회를 밝혔다.
“유난히 평가하기 힘들었던 대회”
올해는 ‘산업재해와 안전문제를 근로조건으로 원청과 하청이 교섭을 요구했다’고 가정했다. 이를 두고 올해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은정 교수(인제대학교 소속)는 역대 최고로 어려운 쟁점들이 포진하고 있는 문제였다며 대회를 끝까지 치러낸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박은정 심사위원장은 “사망이라고 하는 문제, 산업안전이라고 하는 문제가 전체의 근로조건으로서 쟁의 목적의 정당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이 쟁점을 우리가 어떻게 잘 살려서 공동교섭이라고 하는 방식을 실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팀에게 평가가 더 갔다”며, “대부분 ‘공동교섭’이라는 함정에 빠저 산업안전이라고 하는 핵심적 쟁점을 놓쳤다”며 순위를 가른 결정적 요인을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 모두 순위를 정하는데 고민이 깊었을 정도로 유난히 힘들었던 대회였다”며 순위를 떠나 모든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은정 교수와 함께 류하경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문성덕 변호사(한국노총법률원 부원장)가 A법정 재판부를, 정기호 변호사(재판장, 민주노총법률원장), 고윤덕 변호사(법무법인 시민), 정영훈 교수(부경대학교)가 B법정 재판부를 맡아 심사에 참여했다.
제9회 대회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최우수상 국회의장상(상금300만원) 9003번팀 김성욱, 손효유, 김민혁(고려대학교 소속).
우수상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상(상금200만원) 9017번팀 조하경, 윤혜정, 황신아(성균관대학교 소속).
장려상 민주노총법률원장상(상금100만원) 9019번팀 곽영출, 김동현, 이동준(성균관대학교 소속).
장려상 한국노총법률원장상(상금100만원) 9011번팀 김태원, 권승현, 이다현(서강대학교 소속).
입상 노란봉투법상(각 상금50만원) 9008번팀 김보석, 김기훈, 정진혁(한양대학교 소속), 9014번팀 김효빈, 김예지, 이예희(고려대학교 소속), 9018번팀 허성희, 김도훈, 이하얀(서울시립대학교 소속), 9027번팀 강우승, 이정준, 김지민(연세대학교 소속)..
노동탄압 분위기 속에서도 전국 로스쿨에서 90명(30개팀) 참가
제9회 대회는 손잡고(대표 박래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양경수),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동명)이 공동주최로 했다.
박래군 손잡고 상임대표는 “올해는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에 회부된 해”라며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탄압이 극심해진 어려운 조건 속에서 대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신 로스쿨생 여러분들 덕분에 대회가 잘 치러질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저 역시 손배가압류 당사자”라며, 시상식에 참여해 예비법조인들을 직접 마주해 격려를 보냈다.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처럼 노조가 있는 곳에서는 그나마 법률원을 통해 법률적 대응을 하고 있는데, 85%에 해당하는 노조 없는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직장갑질 등 많은 경우에서 법률대응조차 어려운 현실”이라며,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에 참여한 여러분들도 변호사가 되었을 때 단순히 판례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고 역할을 해주실 수 있길 바란다”며 당부를 남겼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축사를 보내왔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노란봉투법 통과를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시의성이 크다”며 “이번 대회가 노란봉투법 통가의 정당성을 예비법조인들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격려했다.
대회명칭인 ‘노란봉투법’은 손배가압류의 근거가 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개정안을 말한다. 본 대회는 2014년 <노란봉투캠페인> 시민모금액을 주춧돌로 2015년 처음시작되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시민 후원금에 더해 법무법인 여는, 법무법인 중앙법률원, 금속노조 경남지부에서 대회를 후원했다.
(이하 대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