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성명] 미래는 바라지도 않으니, 현실이나 똑바로 직시하라

[손잡고성명] 이정식 장관의 노란봉투법 왜곡 발언에 부쳐

미래는 바라지도 않으니, 현실이나 똑바로 직시하라

현실 진단부터 실패한 ‘대책없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

 

16일 고용노동부는 ‘노동시장 약자 보호를 위한 노동개혁 과제’를 주제로 ‘노동의 미래 포럼’ 2차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약자 보호입니다”라고 강조했으나, 불행히도 내용은 그렇지 않다. 보도자료에 첨부된 이정식 장관의 ‘인사말씀‘을 보면, 포럼의 진단과 무관하게 ‘윤석열 정부가 원하는 답은 정해져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중구조화 된 노동시장에서 약자 보호 정책이야 말로 노동개혁의 근본 목적이다.”는 진단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원인을 발견했으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입장을 보면, 정부는 원인 분석에 실패했고, 그러니 대책도 틀렸다.

 

첫째, 사측에 대한 조사 내용은 없다. 내용은 전부 노조에 대한 조치만을 언급하면서 “노사불문하고 조사했다”며 ‘기만’하고 있다. 그 조치마저 “법에 근거”했다고 하지만 가장 상위법인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과도하게 추진됐다.

노조에 대해 “과태료 부과, 현장조사를 실시”, “노조의 87.4%가 이행”이라고 하면서 “노사 불문했다”면, 근로기준법 위반, 부당노동행위, 파견법 위반 등 노조 쟁의행위의 대다분을 차지하는 사측의 불법행위 또한 전수조사하고, 그 결과와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밝히고, 이행결과도 수치화해서 덧붙여야 한다.

 

둘째, 지금 바꿔야 하는 가장 시급한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노동에 대한 정부의 낡은 인식이다. “70년 전 공장법 시대의 낡은 노동법-제도를 바꿔나가고 있다”면서, 근로시간 제도를 “근로자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의 보편적 보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더 많은 시간 노동하라고 주문했다가 슬그머니 뒷걸음질치는 윤석열 정부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노동시간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시각은 700년 전 봉건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닌가. 2023년의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셋째, 미조직, 비정규직, 청년을 "노동시장 약자"로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만 내세울 뿐 왜 이들이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지 그 배경에 대한 진단이나 성찰이 없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노동조합’을 불온시하며 탄압하는 모순부터 해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노동자를 착취하고 결과를 축적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적어도 ‘노동조합’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진단에는 정부의 실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되려 이정식 장관은 포럼에서 '노란봉투법이 소수 노동기득권을 강화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놨다. 아직 개정되지도 않은 법안이 무슨 기득권을 강화한단 말인가. 법이나 개정하고 논평하라.

    이중구조화 노동시장을 만들고 방치한 것이 누구인가. 시장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를,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가르고, 하청마저 사내하청과 사외하청, 2차, 3차 등 다단계 식으로 쪼개고, 비정규직마저 특수고용, 하청, 플랫폼으로 나눈 것은 ‘정경’의 합작품이다. 청년을 앞세우고 싶다면 적어도 청년들을 인턴, 계약직, 수습이라는 이름으로 착취하는 구조를 그대로 방치한 현실에 대한 진단과 사과가 먼저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 경고한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낡은 시각을 버려라. 미래로 나아가는 것까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현실이나 똑바로 직시하길 바란다.

 

2023년 5월 16일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