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 즉각 처리하고,기본협약에 어긋나는 노조법 재개정하라!
정부와 국회는 ILO 기본협약을 비준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 기본협약에 부합하지 않는 국내법을 먼저 개정하고, 이후에 기본협약을 비준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논리였다. 그런데 국회가 기본협약 비준을 이유로 노조법 등을 개정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기본협약 비준동의안은 여전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다.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1월 임시국회에서는 비준동의안이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종료됐고, 2월 임시국회도 종료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ILO 기본협약 비준을 더는 늦출 이유가 없다. 정부와 국회가 비준을 늦추고 있는 ILO 기본협약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강제노동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소한의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국제노동기준이고, 모든 ILO 회원국이 합의한 가장 기초적인 의무사항이다. 하지만, 한국은 1996년부터 지금까지 25년간 반복하여 ILO 기본협약 비준을 약속해왔을 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 전 세계 모든 노동자가 예외 없이 누려야 할 기본인권을 보장해야 한국은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ILO 기본협약 비준과는 별개로 국회는 ILO 기본협약에 부합하도록 작년 말 개정한 노조법을 재개정해야 한다. 작년 12월 9일 국회는 ILO 기본협약 비준을 이유로 노조법, 공무원·교원 노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노조법 개정안은 기업노조의 대의원과 임원 자격을 재직자로 제한하고, 노조전임자 급여와 근로시간 면제 등 노사자율로 결정해야 할 영역에 대해 국가가 과잉규제하는 조항이 포함되는 등 ILO 기본협약을 위반하는 문제가 있다. ILO 기본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를 조사해온 전문가 패널도 지난 1월 20일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노조법 일부가 ILO 기본협약 중 하나인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ILO 기본협약 비준을 더는 미룰 이유도 없고, 기본협약 정신에 위배되는 노조법을 방치할 이유도 없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국회가 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을 즉각 처리하고, ILO 기본협약에 위반되는 노조법을 재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1년 2월 18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