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18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쌍용차, 마지막 미사 봉헌

쌍용차, 마지막 미사 봉헌

합의 따라 대한문 천막 정리, 20일 평택서 보고대회

정현진 기자

원문보기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92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한문 앞 미사가 17일 마지막으로 봉헌됐다.

9월 14일 쌍용차 노조와 사측, 정부가 2019년 상반기까지 남은 해고자 119명을 모두 복직시킬 것을 합의하면서, 10월 15일까지 예정된 미사도 끝을 맺었다.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는 지난 2013년 정리됐지만, 지난 6월 27일 해고자인 김주중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7월 3일 다시 차려졌다. 김주중 씨는 2009년 대량해고와 파업, 강제진압 사건 뒤 숨진 30번째 희생자였다.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마지막 미사는 해고자 복직합의 감사 미사로 봉헌됐으며, 해고자들과 참석자들은 함께 기쁨을 나눴다.

미사에 참석한 김선동 쌍용차지부 조직실장은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고, “뜨거운 여름 매 순간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의 격려로 1초, 1시간, 하루를 견디며 내일을 기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많은 이들이 기뻐하지만, 마냥 축하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30명과 그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손배가압류 취하, 노조간부 퇴직금 미지급, 경찰의 사과와 입장발표 등 잊을 수 없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합의문 발표에서 쌍용차 사측은 회사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해고자들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나 반성의 말은 없었다며, “여전히 오로지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해고자들을 빌미 삼아 정부의 지원을 끌어들이는 데만 관심이 있다는 생각에 괴롭다”고 했다.

그는 17일 오전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대한문 분향소를 찾아와 문재인 대통령 방북 뒤, 국무회의에서 쌍용차 손배가압류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며, 경찰과 정부가 소통해 손배가압류를 풀도록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면서, “사법농단은 중장기적으로 싸워야 할 문제이고, 손배청구, 국가폭력에 대한 책임자 처벌, 경찰의 입장 발표 등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쌍용차 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가 마지막으로 봉헌됐다. 참가자들은 이것이 마지막 미사가 되기를 바란다며, 복직 합의를 함께 기뻐했다.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 강론을 맡은 수원교구 서북원 신부는 무엇보다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들이 이번 한가위를 함께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며, “그동안 예수가 자신의 살과 피를 내놓으며 쏟은 인간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기억하는 미사로 함께 오늘에 이르렀다”고 인사했다.

서 신부는 “그동안 사람들이 왜 길에서 미사를 하느냐고 묻거나 이미 끝난 일인데 왜 미사를 하느냐고 물어 왔다”며, “이곳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며, 그들과 함께 간절하게 기도하고 미사를 드리며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곳에서 드리는 미사는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또 어느 곳에서 우리는 또 미사를 봉헌할 것”이라며, “그곳이 어디든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 함께할 것이고, 그것이 교회가 세상에 있어야 할 이유다. 매 순간 아파하는 이들이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원하는 일들이 이뤄져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연대하는 삶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쌍용차지부는 지난 14일 합의에 따라 19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마지막 문화제를 한 뒤 분향소를 정리한다. 또 20일 저녁에는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보고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정의평화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 평신도단체 등은 지난 7월 11일부터 매주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미사를 재개했다. 지난 9월 3일부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6번의 미사를 다시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합의가 이뤄지면서 이날 미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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