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80시간 일해요” 대통령에게 편지 쓴 미싱 노동자
전태일50주기 캠페인 12일 종료 … 청계피복노조 “11월27일을 봉제인의 날로”
강예슬 기자 yeah@labortoday.co.kr
원문보기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7526
▲ 전태일재단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합니다. 토요일에도 오후 6시까지 일합니다. 일주일에 80시간입니다. 법정 노동시간의 두 배가 넘지만 개인사업자라며 외면합니다.”
37년 경력의 미싱사로 자신을 소개한 홍은희(52)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글을 읽어 내려갔다. 홍씨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5명 미만 영세 사업장 노동자, 교섭권 행사를 제약받는 간접고용 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가 나서 달라고 전했다. 전태일 열사는 박정희 대통령 앞으로 14시간이나 됐던 작업시간 단축과 일요일 휴일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썼다. 편지는 부쳐지지 못했다.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전태일50주기 29~32차 캠페인을 열었다.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기획된 캠페인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열리는 33차 캠페인을 끝으로 종료된다. 마지막 캠페인에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방송작가유니온 등이 참여한다.
이날 다리 위에는 정부와 사용자의 손해배상·가압류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와 노조할 권리를 제약하는 부당한 계약서에도 눈 감고 서명할 수밖에 없는 온라인배송 노동자들이 섰다.
박래군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손잡고) 운영위원은 “한 노동자에 수십억원의 손배가압류가 이뤄지고, 한 노조가 수백억원의 손배가압류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동권을 탄압하는 악랄한 무기로 작동해 매 국회에서 손배가압류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놔도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수암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장은 “배송노동자들은 부당한 계약서 탓에 부당한 갑질에 시달린다”며 “계약서는 단체행동 파업뿐 아니라 노조 설립시에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고 증언했다.
이날 알바노조도 캠페인에 참여해 개인법인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노동인권 교육 의무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이제는 우리 모두가 손잡을 때 모두가 함께할 때”라며 “전태일이 시다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었듯이 우리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계피복50주년추진단은 50년 전 청계피복노조가 설립됐던 11월27일을 봉제인의 날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지회와 청우회·전태일재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