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일진, 함께 위기 돌파하자는 노동자 손배·가압류”
일진그룹 노조파괴 철회 촉구 기자회견…본사 관리직·입주 업체까지 동원해 8억 소송
박향주 기자(금속노조)
원문보기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1039
“노조파괴, 손배 가압류 일진 자본 규탄한다.”
“사람 잡는 손배 가압류 지금 당장 철회하라.”
분노한 노동자들의 외침이 서울 마포대로에 울려 퍼졌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일진다이아몬드지회가 5월 26일 오전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일진그룹 노조파괴행위,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재준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장은 “코로나 19 사태로 회사가 겪게 될 어려움을 현장에서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11개월 동안 이어온 파업을 중단하고 6월 1일 복귀한다”라며 지회 상황을 설명했다.
충북 음성공장에서 일하는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은 유해물질과 갖은 위험요소에 노출된 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다. 장기근속자 임금도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은 2018년 12월 29일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회사는 마지못해 교섭에 나왔으나 묵묵부답과 모르쇠로 버티며 노동조합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았다. 임금·단체교섭 차수가 쌓였지만, 회사는 버텼다. 결국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은 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직장폐쇄로 답했다. 2020년 5월 26일로 일진다이아몬드지회는 전면파업 336일, 직장폐쇄 289일을 맞았다.
홍재준 지회장은 “해결하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금속노조는 같이 살자는 마음 하나로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라며 “사측은 노동자가 내민 손을 잡기는커녕 여전히 손배·가압류로 목을 조르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홍재준 지회장은 “손배·가압류 문제는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죽고 사는 문제”라며 손배·가압류 즉각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지회에 따르면 일진그룹과 일진다이아몬드는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조합원 11명에게 네 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액은 8억 2천4백여만 원이다. 소송 중 하나는 일진그룹 본사 건물에서 일하는 사무관리직과 식당 등 입주 업체 관계자 1백46명이 제기했다.
김정태 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일진 자본에 치가 떨린다. 건물 입주 업체의 등까지 떠밀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김정태 지부장은 “하는 일과 사업장은 다르지만 같은 일진 노동자 아닌가. 회사 압박 없이 사무관리직 스스로 소송을 했을 리 없다”라며 “노동자 사이 갈등까지 만들어내는 일진은 정말 잔인한 기업”이라며 성토했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손배·가압류는 악법 중의 악법으로 당장 사라져야 할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승열 부위원장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과 지인, 동료의 삶을 뿌리째 뒤흔든다”라며 “정당한 노동자 권리와 노동조합 활동을 손배·가압류로 탄압하는 행위는 부당한 반헌법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승열 부위원장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진 노동자들이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자는데 사측은 고소·고발도 모자라 손배·가압류로 노동조합과 노동자 삶을 파괴할 작정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승렬 부위원장은 “일진다이아몬드 사측도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금속노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손배·가압류 문제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홍재준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장 복귀 인사를 했다. 홍 지회장은 “망가진 일진 노동현장을 바로 잡고 바로 세운다는 우리 뜻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안하고 고맙다”라며 6월 1일 복귀를 앞둔 조합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홍재준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뭉치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는 믿음으로 우리는 금속노조 가입부터 파업까지 함께 해왔다”라며 “손배·가압류를 해당 몇몇 개인 문제가 아닌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전체 일로 받아 들여 끝까지 함께 해결하자”라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