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 인천일보] 쌍용차 해고자, 미완의 복직 "일하고 싶습니다"

쌍용차 해고자, 미완의 복직 "일하고 싶습니다"

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

원문보기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7783

 

마지막 46명, 부서배치 못 받은채 출근 … 아쉬움 드러내 
"안에서 싸우겠다" … 노동위에 '부당휴직 구제신청' 계획

▲ 딸이 복직을 축하하며 떠준 흰 목도리를 두른 쌍용차 해고노동자 조문경씨가 11년만인 7일 오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본사로 출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휴직 상태'인 쌍용자동차 해고자 46명이 11년 만에 출근을 강행했으나 못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은 7일 오전 평택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했지만 부서배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복직은 됐으나 부서배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이브에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무기한 유급 휴직'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떳떳하게 출근해 부서배치를 요구하겠다며 출근을 강행했고 이날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출근 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평택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쌍용차 사측의 일방적인 휴직 통보를 비판하며 해고자들을 격려했다. 

해고자 46명은 "돈보다는 일을 하고 싶다며 출근을 강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 해고자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버텼는데 이번에도 부서배치가 안 된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안에서 싸워 일자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2018년 9·21 합의에 따르면 쌍용차는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연말까지 복직시키고, 나머지는 2019년 상반기까지 복직시켜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후 연말 부서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남은 46명의 부서배치와 근무 투입에 시간을 더 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신 이들에게 급여 7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을 제안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해고자들의 부서배치는 당장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해 7월 복직 후 6개월간 무급휴직 기간이 만료됐으니 이달부터 유급휴직으로 전환하는 수준에서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밖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는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명이 정리해고되자 노조원들이 반발해 5월21일 옥쇄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 

77일간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700여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명은 옥쇄 파업을 끝까지 이어갔으나 무급휴직(454명)이나 명예퇴직을 택해야 했고, 165명은 끝까지 선택하지 않아 결국 해고자 신세가 됐다.

이후 쌍용차는 경영상태가 호전된 2013년 가장 먼저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고 이후 순차적으로 해고자와 희망 퇴직자 등을 2016년 40명, 2017년 62명, 2018년 87명 복직시킨 바 있다. 

한편, 이들은 매일 출근해 사측에 부서배치를 요구하는 한편 오는 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신청을 할 계획이다. 또 14일 오전 시민사회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부당휴직에 대해 표명할 예정이다.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