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 경향신문] ‘무기한 복직 연기’ 쌍용차 해고자 11년만의 공장 출근

‘무기한 복직 연기’ 쌍용차 해고자 11년만의 공장 출근

이효상 기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1070941001&code=940702#csidx90b2f1b09c576429acf20feaab3ea6f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포함한 해고자 46명이 복직 후 정문 게이트를 넘어선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포함한 해고자 46명이 복직 후 정문 게이트를 넘어선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연말 무기한 휴직 통보를 받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10년7개월만에 출근길에 올랐다. 회사는 이들의 출근을 저지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현장에 배치하지도 않았다. 복직을 코 앞에 뒀던 해고자들은 또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갖게됐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7일 오전 7시30분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하게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출근하겠다”고 말했다. 

해고자 46명은 당초 지난해 9월 노노사정 합의에 따라 올해 초부터 공장 복귀가 예정돼 있었다. 예정대로 복직이 이뤄졌다면 2009년 해고 이후 10년7개월만의 복귀였다. 하지만 회사는 기업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지난해 12월24일 이들에게 무기한 복직 연기를 통보했다.

복직 예정자들은 당초 예정된대로 이날 정문을 통과해 공장으로 들어갔다. 이날은 쌍용차가 시무식을 갖고 올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다. 

복직 예정자인 이덕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은 기자회견에서 “예정된 복직을 노사 합의로 무마시켰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떳떳하게 어깨 펴고 정문을 통과하고, 떳떳하게 싸워 일자리를 찾겠다”고 했다. 그는 “조합원으로 들어가서 일하고 자동차 만드는 것 자체가 좋았는데, 회사와 기업노조가 그것마저 꺾었다”고 했다. 

해고자로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다 지난해 초 복직한 김선동 조합원은 “공장을 출퇴근할 때마다 느끼는게 46명에 대한 미안함이었다”며 “쌍용차는 46명을 끝으로 해서 모두 부서배치하는 것으로 현장에 가서 일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복직 며칠을 앞두고 치졸하고 옹졸하게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46명을 축하하기에는 마음이 무겁다. 축하한다는 말보다 또 다른 과제를 가지고 싸울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득중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오늘 공장에 들어가 사측의 대표를 만나면 부서 배치를 요구할 것”이라며 “정말 긴 시간 현장을 떠나있었지만 제 손 끝, 동료들 마음속에서는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현장이기에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복직 예정자들은 기자회견 직후 정문 게이트를 통과해 출근했다. 회사는 이들의 출근을 저지하지 않았다. 복직 예정자들은 시무식 참석, 회사 관계자 면담 등을 갖기로 했다. 부서배치가 있을 때까지 매일 출근길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김득중 지부장은 “내일부터 모여서 매일 출근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차분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