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청소노동자,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괴롭힘 경험...'사측 고발조치'
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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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노동자 10명 중 7명(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기준)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괴롭힘으로 인해 의료적 진료나 상담을 받거나 필요하다고 답한 청소노동자가 50%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측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노동자(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10명 중 7명이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31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가 조합원 82명(여성 73명, 남성9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직장갑질 119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한항공 청소노동자 중 73.1%(60명)이 최근 1년 동안 직장에서 상사 또는 동료로부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된 일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받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 때문에 의료적 진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41.4%(34명)가 진료나 상담을 받았다고 답했고, 진료나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는 않았다는 응답자는 25명(30.4%)였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는 상급자가 가장 많았다.
괴롭힘 행위를 한 사람을 보면 임원이 아닌 상급자라고 답한 인원이 36명(43%)로 가장 많았고, 임원 또는 경영진이라고 답한 노동자는 11명(13.4%)이었다. 또 비슷한 직급동료로부터 괴롭힘 행위를 당했다고 한 사람은 19명(23.1%)에 달했다.
괴롭힘 유형은 반말, 폭언, 모욕, 왕따 등 다양했다. 예컨대 회사 간부는 이달 청소현장에서 직원 간 언쟁이 있던 A조합원을 사무실로 불러 동료직원들이 다 보는데서 A씨에게 면박과 욕설을 했다. 공항소장 B씨는 A씨에게 면박을 주었고, 조합원이 항의하자 소리를 지르고 책상을 들었다가 놓으면서 “이런 XX, 싸가지 없는 것들이...”하며 욕설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심지어 청소감독(조장)은 중국교포 출신 조합원 C씨가 작업 실수를 하자 ‘저래서 중국X들은 싫어’라고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초 측은 “EK맨파워 현장은 이미 부당노동행위와 갑질이 일상화 되어 있다”며 “현장 소장은 50대 여성노동자들에게 ‘딸 같아서’ 그렇다며 반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했고,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에게 싸가지 없는 것들이라며 욕설과 폭언을 퍼붓는 것이 일상이다”고 털어놨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한국공항 대표이사와 행위당사자, EK맨파워의 대표이사 등 5명을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등으로 중부고용노동청에 고발조치 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노동자는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의 하청업체 EK맨파워 소속 직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23일부터 사측이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가압류 소송과 노조파괴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