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수갑은 풀렸지만 국가폭력 수갑은 그대로"...쌍용차 노조, 경찰에 손배소 취하 요구
경향신문 /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국가폭력 10년 책임자 처벌 및 손해배상 즉각 철회 쌍용차 복직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국가가 쌍용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낸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해 경찰에 권고한 손배소 취하를 이행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많은 시민의 연대로 10년이라는 두터운 해고의 수갑을 끊고 공장 앞에 섰지만 내딛는 발걸음이 무겁다”면서 “지난 10년, 해고만으로도 삶이 송두리째 옥죄인 노동자들에게 국가는 더 무겁고 두터운 수갑을 줄줄이 채웠다. 이 자리에 선 노동자들은 무자비한 국가폭력, 형사처벌, 손해배상과 가압류에 줄줄이 휘감겨 2009년으로부터 단 한 발자국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30명의 동료와 가족들이 삶을 놓았고, 10년 만에 해고의 수갑 하나를 겨우 풀었다”면서 “삶을 향해 온전히 나아가려면 남은 ‘국가폭력’의 수갑을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2009년 경찰의 쌍용차 파업 진압은 공권력을 남용한 과잉 진압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놓고 “쌍용차 노동자들이 ‘국가폭력 피해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가폭력의 수단으로 악용된 손배가압류가 철회되지 않는 한, 2009년부터 시작된 국가폭력은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국가폭력의 가해자인 경찰에 경찰청 인권침해조사위원회 권고를 즉각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경찰은 2009년 쌍용차지부의 ‘옥쇄파업’ 진압 당시 입은 인적·물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노조 및 조합원을 상대로 총 16억8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경찰과 노조가 상고하면서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 진사조사위원회가 경찰에 과잉 진압에 대한 사과 표명 및 손배소 취하를 권고했지만 경찰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