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02 레디앙] 129주년 세계노동절대회 개최 "일하는 모든 이들의 민주노총 될 것"

129주년 세계노동절대회 개최 "일하는 모든 이들의 민주노총 될 것"

ILO 핵심협약 우선 비준, 비정규 철폐, 재벌개혁 촉구

레디앙 / 유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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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은 6만 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노동자들은 일제히 ‘ILO 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철폐’, ‘재벌개혁’을 외쳤다.

민주노총은 1일 전국 동시다발로 ‘2019 세계노동절 대회’를 개최했다. 13개 지역에서 열린 대회엔 민주노총 조합원 등 5만 7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수도권 대회엔 2만 7천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단체 회원 등이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웠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권영길·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정미·윤소하·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일제히 ILO 핵심협약 우선 비준과 노동기본권 확대, 비정규직 철폐, 재벌독점체제 전면개혁 등을 요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시간 단축, 야간노동 규제, 노동안전 강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지급, 결사의 자유 인정과 단결권 보장. 129년 전 노동자들의 요구는 작금의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쟁취하려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온전한 노동기본권 쟁취는 더 이상 미루거나 양보할 수 없다”며 “총파업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관철하고, 노조 파괴법을 전면 중단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민주노총’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말했다.

그는 “중소상공인, 빈민, 장애인 등 세상의 모든 약자들은 하나같이 위태로운 삶에 매달려 있다”며 “우리 민주노총은 100만 조합원만의 노총이 아니다.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민주노총으로서, 모든 사회적 약자와 함께 굳건한 연대와 단결된 싸움을 만들어 내겠다”고도 말했다.

대회 투쟁발언에선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비판이 터져 나왔다.

최은철 서울본부장은 투쟁발언에서 “30인 미만 사업장에선 여전히 노조 할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노조를 설립하면 해고투쟁부터 벌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명시한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동법은 오히려 노동3권을 제약하기 위한 법으로 전락했다”며 “노동자 파업권은 제한 당하고 손배가압류는 철폐되지 않았다. 촛불로 연 민주주의가 공장 담 앞에서 멈춰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영섭 강원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운운하고 있지만 250만명 특고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3권 보장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며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136명의 공무원 노동자들의 아무런 조건 없이 명예롭게 복직시켜야 하며, 전교조 법외노조 지금 당장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절 축하 영상도 이어졌다. 장애인단체와 인권단체, 시민사회단체, 철거민과 빈민단체, 농민단체 등에서도 민주노총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밝혔다. 특히 이날 대회 후 행진에서 장애인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중증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장애인 지원고용 확대’ 등 장애인 노동권 보장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대회 직후 정부서울청사, 서울고용노동청, 대한상공회의소 등으로 나뉘어 행진을 시작, 오후 4시 20분 경 청와대 앞에 모여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마무리 집회 발언에 나선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2003년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한 이용석 열사부터 2015년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한광호 열사, 2017년 자결한 마필관리사 고 박경근 씨 등의 이름을 열거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이들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통해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보장받았다면 오늘 우리와 이 자리에 함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지우고 자본과의 공생을 명확히 했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하며 노동개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경총은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교섭할 권리, 파업할 권리까지 포기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열사들이 목숨으로 요구한 노조 할 권리, 교섭할 권리, 파업 할 권리 쟁취하기 위해, 전체 노동자의 생존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우리 스스로 떨쳐 일어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