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범대위-성명]
유성기업은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 금속노조 유성지회 박문열 조합원의 죽음을 애도하며
또 한 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오늘 새벽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 박문열 조합원이 숨졌다. 이는 2011년부터 9년째 이어져온 노조탄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2011년 유성기업은 노조와 합의했던 심야노동 폐지를 지키지 않고 노동조합을 깨기 위해 갖은 불법을 동원해 노조와 조합원을 탄압했다. 당시는 자동차산업 전반이 주야 맞교대로 노동자들을 과로사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을 때였다. 그래서 중소기업인 유성기업지회는 열심히 노력해서 심야노동 폐지를 사측과 합의했다. 대기업 완성차 노동조합조차도 합의하지 못한 심야노동 폐지, 주간근무로의 전환은 당시에는 현대차의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만 여겼을 테니 유성기업 지회가 눈에 가시로 보였을 게다.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은 유성기업은 노조파괴 매뉴얼인 ‘교섭거부-단협해지-직장폐쇄-어용노조 설립-민주노조 조합원 징계 및 해고-고소 고발’을 진행했다. 이는 국회청문회와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이에 따라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어용노조와의 임금 및 성과급, 승진 차별, 일상적 감시, 폭력과 폭언, 폭력유발과 징계 및 해고, 고소고발 등을 당해야만 했다. 일상생활을 누릴 수가 없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심각한 정신건강의 위협을 받았고 급기야 2016년 한광호 열사가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연대로 2017년 유시영을 감옥으로 보낼 수 있었다.
유성기업 유시영회장은 실형까지 살고 나왔으나 여전히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에 대해 보도한 언론사의 기자들까지 괴롭히고 있다. 아직 처벌받지 않은 여죄가 많은 유시영 회장은 재판을 앞두고 형량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 교섭을 하는 척만 할 뿐, 노조파괴 중단에 대한 어떠한 안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노조파괴 9년 동안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한광호 열사만이 아니다. 노조파괴와 괴롭힘으로 노동자들은 공장이 지옥과 같다고 했다. 이는 여러 조사결과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2016년 ‘유성기업 괴롭힘 및 인권침해 사회적 진상조사단(유성괴롭힘조사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의 67.6%가 괴롭힘을 당했다. 2017년 국가인권위가 조사한 결과에도 전체 응답자 중 62%가 일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꼈으며, 이중 민주노조인 유성지회 조합원은 72%로 매우 많은 사람이 정신건강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조 조합원의 우울증 징후는 4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25명이나 됐다.
오늘 새벽 사망한 유성기업 아산공장의 박문열 조합원은 대의원으로 열심히 노조활동을 한 사람이다. 민주노조에 탈퇴하지 않고 어용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뿐 아니라 감시에 시달릴 정도인데, 대의원인 그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컸겠는가!
지난해에는 불과 한 달 사이에 3명의 조합원이 공장과 거리에서 쓰러졌다. 우울증과 트라우마 등 정신건강의 훼손은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탄압이 중단되지 않아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이에 조사한 지 1년 반 만에 국가인권위원회가가 미미하지만 유성기업에게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권고했다. 노동자들은 미미한 권고라도 이행할 것을 회사 측에 요구했으나 차일피일 시간만 끌 뿐이었다. 그 사이 고 박문열 대의원이 숨졌다. 유성기업은 언제까지 노동자들을 죽일 셈인가!
다시 한 번 유성기업에 촉구한다.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도의를 안다면 노조탄압을 중단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라! 유성기업은 그동안의 노조탄압, 불성실교섭에 대해 사과하고 민주노조 활동을 보장하라!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자본 처벌! 한광호열사 투쟁승리! 범시민대책위’(유성범대위)는 유성기업이 노조파괴를 중단할 때까지, 억울한 죽음이 다시는 없도록 싸울 것이다. 끝으로 고인의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를 전한다.
2019년 4월 29일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자본 처벌! 한광호열사 투쟁승리! 범시민대책위
(약칭 유성범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