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라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기계에 끼어 숨져
11일 비정규직 공동투쟁단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
원문보기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48780
“오늘 새벽,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졌다. 매일 죽어나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차별을 받으며 마음속으로 죽어나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을 생각하며 묵상하겠다.”
사회를 맡은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전주가 흘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나 둘 일어나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이날(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밤샘 노동을 하다가 기계에 끼어 숨진 김용균(24)씨를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100인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였다.
“오늘 새벽,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졌다. 매일 죽어나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차별을 받으며 마음속으로 죽어나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을 생각하며 묵상하겠다.”
사회를 맡은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전주가 흘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나 둘 일어나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이날(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밤샘 노동을 하다가 기계에 끼어 숨진 김용균(24)씨를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100인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였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 씨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의 주관으로 열린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동료를 잃었다. 나와 동료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숨진 김용균씨 또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위험의 외주화’ 등 비정규직의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김씨는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 고용으로”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김용균씨의 동료인 이태성씨가 울부짖었다. “화력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는 20년차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오늘 동료를 잃었습니다. 25살의 꽃다운 젊은 청춘이 석탄을 이송하는 설비에 끼어 머리가 분리되어 사망했습니다. 지난 10월 18일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정규직 안 해도 좋다.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동료를 잃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동료의 죽음을 보고싶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초에 말씀하셨습니다.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하셨습니다. 저희도 국민입니다. 하청 노동자이지만 국민입니다. 제발 더 이상 죽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 길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대통령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비정규직 100인과 대화를 해주십시오. 이야기를 들으셔야 비정규직의 아픔을 아실 것 아닙니까.”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밤샘 노동을 하다가 기계에 끼어 숨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생전 모습.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KT 하청 노동자인 김철수씨도 말했다. “저도 차에 치여 맨홀 속으로 떨어져 죽은 동료를 제 손으로 제가 끌어올렸습니다. 119도 들어가지 못해 제 손으로 밧줄로 끌어올렸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손을 열심히 주무르며 갔는데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현장 즉사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KT 협력업체는 이 사고를 감추고 교통사고로 처리하려고 끝끝내 숨기다가 몇 개월 뒤에야 산재처리를 했습니다.”
이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현대·기아·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화물운송 특수고용노동자, 출판노동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문제 해결 △위험의 외주화·생명안전업무 외주화 금지 △원하청 불공정 거래 개선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넝마주이가 된 최저임금 1만원, 탄력근로제와 처벌 유예로 무력화된 주52시간, 지금도 해고되는 조선소 하청노동자, 쪼개기 계약으로 고통받는 기간제교사, 중도 계약해지로 겨울이 두려운 청소노동자, 프리랜서라는 말 속에 생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문화예술인, 대통령이 기다려 달라고 한 1년 6개월이 만든 일자리 풍경입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10일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정부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며,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루 평균 6명이 일하다 죽는 대한민국, 발전소 사망 중대재해 중 97%가 하청업체 노동자입니다. 제철소에서 조선소에서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죽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입니다. 노동자들은 정규직이 되기 전에, 나와 내 동료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고 절규합니다. "라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단 100인 대표단은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과 사용자 처벌, 공공부문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노조법 2조 개정과 1100만 비정규직 양산한 파견법, 기간제법 폐기를 요구한다"며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화 요청에 대해 연말까지 답을 달라고 촉구했다. 오는 21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열 계획이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의 주관으로 열린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요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의 주관으로 열린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의 주관으로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창문 넘어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노동과세계 편집실 kct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