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거리패 등 광장극장 블랙텐트 2월 무대에
장병호 기자
검열·블랙리스트 맞서 광화문 광장에 세운 극장
무브먼트 당당·극단 돌파구 등 작품 선보여
"약자 이야기 귀 기울여…대통령 퇴진까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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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검열과 블랙리스트에 맞서 연극인과 시민이 함께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 세운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2월 공연 일정을 공개했다.
광화문 광장 한 가운데에 설치한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지난 16일 극단 고래의 ‘빨간시’를 시작으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그와 그녀의 옷장’ 마임,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 국악공연 ‘얼쑤! 탄핵하세’ 등을 공연했다.
2월 첫 공연은 연희단거리패의 굿극 ‘씻금’이다. 씻김굿을 중심으로 진도 민중의 개인사를 한국의 근현대사로 수용해 진한 남도 소리로 녹여낸다. 개인의 가족사를 시작으로 식민지 시대의 궁핍과 위안부 문제, 해방 정국의 이데올로기 대립, IMF 경제 위기, 진도 앞바다에서 아직 건져 올리지 못한 세월호의 넋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수난사를 굿으로 펼쳐 보인다. 오는 2월 6일부터 8일까지 공연한다.
2월 10일에는 무브먼트 당당의 ‘광장 꽃, 피다!’가 오른다. 김수영, 신동엽, 김남주, 송경동 등 광장에서 울려 퍼져야 할 시인의 언어를 배우들의 몸짓으로 표현한다. 무브먼트 당당이 지난 5년간 무대 위에서 선보인 공연 속 장면을 재구성해 꾸민다.
극단 돌파구는 ‘노란봉투’를 오는 2월 14일부터 17일까지 공연한다. 손배 가압류로 고통 받고 있는 해고 노동자의 상황을 알리고 노동 3권 보장을 위해 시민과 연극인이 처음으로 손잡고 올린 작품이다. 이어 2월 21일부터 24일까지는 ‘여기는 당연히, 극장-킬링타임’을 공연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감춰진 7시간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시간들이 쌓여 사람들이 죽어갔던 시간’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는 ‘몸, 외치다!’란 제목으로 무용인들의 공연을 펼친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현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이 배제하고 추방한 세월호, 위안부 문제 등 억압 받는 자, 약한 자의 이야기, 광장의 거대한 물결 속 자칫 우리가 놓칠지도 모르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까지 공연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후원과 기부로 운영하며 공연 1시간 전부터 티켓을 배부한다.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