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편지] 유성 노동자와 함께한 별똥별 바자회 현장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 유성기업 노동자 손배소 경과 보고합니다
손잡고 회원여러분, 23일 열린 '별똥별이 빛나는 밤에' 바자회 소식 전합니다. '별똥별이 빛나는 밤에'는 손해배상가압류 피해 노동현장인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한광호 열사 사태 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그리고 유성기업 노동자 탄압을 멈추길 희망하는 '별똥별 시민'들의 주관으로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는 바자회, 유성기업 해고노동자 해고무효소송 승소 보고 및 낭독회, 문화예술인 콘서트 등 다채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평소 조용한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을 뜨겁게 달군 것은 물론, 현장에 참여한 시민도 해고노동자들도 모처럼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해고무효소송' 승소의 축하를 주고받는 값진 자리가 되었습니다.
손잡고도 회원여러분이 후원해주신 물품으로 한껏 든든하게 바자회 참여해 빛나는 시간을 유성 노동자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는데요, 그 시간 회원 여러분과도 함께 나누고 싶어 편지 띄웁니다.지난 2주 간 손잡고 회원들이 보내주신 물품은 바자회 매대에 정리해놓자마자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하나같이 좋은 물건이었습니다.
만년필 1개, 시계 3개, 차 1세트, 조립식 프라모델 3세트, 양말 7족, 여성화 6족, 남성 크록스 1족, 옷 3벌, 다기 2세트, 자개보석함 1개, 셀 수 없이 많은 책들까지...! 더불어 지난 손잡고 2기 출범식 '노동의 봄: 가족'을 함께 했던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씨는 유성노동자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자필사인음반 5장을 보내주셨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이날 현장에 직접 오셔서 소중한 재능을 보태어주신 회원분들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동수 화백님의 100% 만족도를 자랑하는 '리얼로망캐리커쳐'부터 김은실 회원님의 수제야광팔찌까지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치유활동가 김미성 님과 강동구 님이 현장에서 판매에 도움 주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덕에 힘에 부치지 않게 바자회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참여해주신 정성에 활동가도 덩달아 신이 나 열심히 팔다보니 다른 부스보다 많은 금액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총 수익 30만 5천원으로 이날 바자회에 참여한 부스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주최 측 설명입니다. 물론 등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뿌듯한 마음 회원분들과 나눕니다.
물품과 함께 보내주신 귀여운 응원메시지는 손잡고 사무실에 고이 붙여두었습니다. 매순간 지칠 틈 없이 힘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날 바자회에 이어 양재동을 들썩이게 한 뜨거운 콘서트가 이어졌는데요, 당일 현장 분위기 느껴보시라고, #미디어뻐꾹의 취재영상을 함께 첨부합니다(자세히보기 : https://youtu.be/mMz3PqfljrU).
덧붙여,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손배소 소식도 함께 전합니다.
유성기업은 해고노동자들을 포함한 개별 조합원들에게 4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사측이 청구한 손해배상소송 2심 선고가 있었는데요, 대전고등법원은 사측의 손을 들어 지회 간부 개개인을 대상으로 총 10억 1천만원을 회사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재판부는 2011년 점거파업 당시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았습니다(자세히보기 클릭 : 유성기업에 ‘손배폭탄’ 쥐어준 대전고법 규탄한다).
해당 손배소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회사도 상고를 해 간부들에게만 10억 1천만원 선고한 2심 결과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개별 조합원까지 추가해 당초 제기한 4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내라는 취지의 대법원 상고를 제기한 것입니다.
문제가 된 2011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파업은 노조파괴 시나리오로 유명한 '창조컨설팅'의 작품입니다.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는 2012년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이 지적되어 '창조컨설팅'의 법인허가 취소까지 이어졌습니다. 회사도 불법적 직장폐쇄와 일상적인 노동자 일터 괴롭힘 등으로 인해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았지만,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은 사측에 별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기껏해야 몇백만원에서 많아봐야 2천여만원이 넘지 않는 벌금만 내면 끝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노동자가 파업을 벌였을 때 회사가 내거는 가장 강력한 압박 수단인 손배가압류는 노동자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인 수십억에 달합니다. 그뿐 아니라 노동자들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일상적으로 체증되어 한 번에 1,2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고보니 노동자들이 법이 힘없는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사측이 쉽게 부당노동행위를 선택하도록 법이 허락하고 있는 셈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당연할 테죠.
현재 '창조컨설팅'은 사라졌지만, '창조컨설팅'이 만들어놓은 '노조파괴 시나리오'와 '노동자 일터괴롭힘 메뉴얼'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로 인해 올해 노동자 한광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회사는 회사내 체증조를 만들어 노동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데요, CCTV 설치에 노조가 격하게 반대하자 아예 관리직 상의 포켓에 핸드폰을 꽂아두고 공장 곳곳을 돌아다니도록 해서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상시적인 감시를 벌일 정도라고 합니다. 들켜서 노동자가 반박이라도 하면, 그마저도 녹음해 벌점을 주거나 형사고소를 하기도 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 초 유성기업과 '창조컨설팅'의 배후에 현대자동차가 있다는 문건이 발견된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유성기업으로부터 자동차엔진 부품을 납품받는 완성차 업체업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노동자 괴롭히기 및 노조파괴에 대한 입장표명과 사태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현대자동차의 개입 증거 때문입니다(자세히보기클릭 : 동료를 잃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이렇듯 노동탄압과 노동자괴롭히기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노동자들의 고통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상적 일터괴롭힘으로 유성기업의 노동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이미 '고위험군'으로 분류될만큼 매우 심각합니다. 한광호 열사로 상징되는 노동자 괴롭히기의 심각성과 완성차인 현대자동차의 노조파괴 시나리오 개입, 유성기업의 부당노동행위의 실태가 널리 알려져 하루 빨리 사태가 해결되길 바랍니다.
너무 무거운 이야기만 말씀드렸는데요, 함께 축하할 소식도 있습니다. 바로 11명 해고자의 해고무효소송 승소 소식입니다(자세히보기클릭 : ‘노조파괴’ 유성기업의 노동자 2차해고도 무효…1심 뒤집혀).
해고무효 승소가 해고노동자 복직으로 이어지길, 더불어 이들에 대한 수십억의 손배소도 철회되길 바라며, 함께 응원해주세요.
손잡고도 노조파괴 시나리오의 한 축인 노동자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도개선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회원 여러분을 비롯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