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8.26 시사인 362호] 여러분 상 받으셨어요

 

‘노란봉투 캠페인’이 제18회 만해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만해사상 실천선양회는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4만7547명 시민 모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역대 만해대상 가운데 수상자가 가장 많다.

 

장일호 기자  |  ilhostyle@sisain.co.kr

 

고은, 리영희, 백낙청, 김대중, 넬슨 만델라, 박원순, 이소선….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만해 한용운의 정신을 기리는 만해대상 수상자라는 점이다. 노란봉투 캠페인(<시사IN> 제353호 ‘노란봉투로 지은 따뜻한 밥’ 참조)에 동참한 시민 4만7547명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18년간 이어져온 역대 만해대상 수상자는 모두 96명. 이번 노란봉투 캠페인 참여 시민의 특별상 수상은 가장 많은 사람이 받은 만해대상으로 기록됐다.

제18회 만해대상 시상식은 8월12일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렸다. 평화대상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 ‘나눔의 집’이, 실천대상은 이세중 변호사가, 문예대상은 이집트 작가 아시라프 달리와 이란 영화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 서예가 윤양희씨가 각각 받았다. 이번에 처음 제정된 특별상에는 노란봉투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 모두가 선정됐다. 이들을 대표해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구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의 고광헌 공동대표가 상패와 상금을 전달받았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인제군 제공</font></div>8월12일 인제에서 열린 만해대상 시상식. ‘노란봉투 시민들’이 특별상을 받았다.  
ⓒ인제군 제공

8월12일 인제에서 열린 만해대상 시상식. ‘노란봉투 시민들’이 특별상을 받았다.


노란봉투 캠페인의 특별상 수상 여부를 두고 심사위원단 일부의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불법’으로 규정된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금과 관련한 모금 운동을 수상자로 선정해도 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는 것. 만해사상 실천선양회가 밝힌 선정이유서 역시 이 같은 염려를 반영하고 있었다. “노란봉투 캠페인은 국가의 법률적 판단을 거부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 몰린 약자들의 처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전통인 사회적 부조의 미덕을 살려내는 일이자 만해사상의 21세기적 실천이라 생각된다. 해고 노동자들의 실정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사회적 약자를 보듬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격려와 응원을 받을 만한 이유이다.”



10월 중 2차로 생계·의료비 지원 예정



상금은 5000만원으로, 세금을 공제하고 나니 4700만원가량이 되었다. 손잡고의 윤지선 활동가는 “상금을 전달받고 노란봉투 캠페인의 최초 제안자인 배춘환씨가 보낸 4만7000원이 떠올라서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손잡고’는 논의를 거쳐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상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고광헌 공동대표는 “만해 선사의 가르침대로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구석진 곳으로 찾아가 더 열심히 손잡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총 14억6874만1745원을 모금한 노란봉투 캠페인의 배분 사업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지난 7월7일에는 1차로 137가구의 긴급 생계·의료비 5억2000여만 원이 집행됐다. 국회의원과 양대 노총, 전문가 자문단으로 꾸려진 ‘법·제도 개선위원회’는 격주로 열 번에 걸쳐 열린 비공개 간담회를 마치고 입법안 검토에 들어갔다. ‘아름다운재단’과 ‘손잡고’는 8월25일께 손배·가압류 피해자 긴급 생계·의료비 2차 지원 공고를 내고 심사를 거쳐 10월 중 이를 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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