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논평]노사교섭으로 매듭지은 16년 쌍용자동차 손배소송, 쌍용자동차지부-KG모빌리티의 교섭결과를 환영한다

[쌍용자동차 손배소송 종결에 대한 손잡고 논평]

노사교섭으로 매듭지은 16년 쌍용자동차 손배소송,

쌍용자동차지부-KG모빌리티의 교섭결과를 환영한다

 

16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노사 교섭으로 종결됐다. 

2009년 쌍용자동차가 정리해고 파업이 불법이라며 제기한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확정금액과 지연이자를 더한 39억원에 대해 KG모빌리티가 집행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쌍용자동차지부의 길고 긴 교섭 과정이 큰 역할을 했다.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역사상 가장 긴 소송이 ‘교섭’으로 종결된 것이다.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소수노조가 다수노조인 기업노조와 협의를 이끌어내고, 회사와 끈질기게 교섭을 요구해 손배 종결까지 이끌어낸 사례는 매우 드물다. 값진 교섭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긴 시간 애쓴 쌍용자동차지부에 경의를 표한다. 

 

이로써 2009년 정리해고 파업에 대해 제기한 국가와 회사의 모든 소송이 마무리되었다. 쌍용자동차 손해배상 사건은 소송과정 자체로 노란봉투법 개정을 이끌어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민들이 이름붙인 ‘노란봉투법’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파업에 대한 국가손배와 회사손배 1심 판결금액 47억원에 대해 문제인식에 공감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탄생한 ‘노란봉투캠페인’에서 유래되었을 정도로 해당 손배소와 그 해결과정은 입법에 미친 시사점이 크다. 

 

쌍용자동차지부의 정리해고 반대 투쟁은 정리해고가 기업 문제, 노동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인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정리해고와 같은 경영상 결정이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노동쟁의로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2조 노동쟁의 확대로 법개정까지 닿을 수 있었다.

경찰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쌍용자동차지부의 대응 역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진상규명 과정에서 경찰특공대 투입과 헬기 등 진압장비의 사용에 대해 ‘국가폭력’으로 규정하고 향후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도록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경찰이 제기한 손배소송과 관련해서도 2023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손해와 개인의 인과성을 따져야 한다는 새로운 판례를 도출하기도 했다. 이는 노조법 3조 개정에 지표가 됐다. 

 

한편,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따라가지 못한 파기환송심 결과와 ‘심리불속행기각’으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채 종결된 재상고심 결과는 법이 끝내 보호하지 못한 우리사회 노동권의 현실을 보여준다. 

쌍용자동차지부는 결국 법이 놓친 노동 사각지대의 문제에 대해 ‘노사 교섭‘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우리는 쌍용자동차지부의 노고와 헌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노사 교섭의 한 축인 KG모빌리티의 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2025년 10월 1일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