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불법 파견
정몽구·정의선 처벌하라
노동청 앞 금속노동자 결의대회
유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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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3명이 죽고, 196명은 해고되고, 36명은 감옥에 갔다. 그 감옥에서 보낸 형량만 18년 3개월이다. 4천억의 손배가압류를 선고받고 가정은 파탄 났다. 하지만 정몽구·정의선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최고의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재벌이라도 죄를 지었다면 반드시 처벌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조합에 가입조차 못하는 천만 비정규직들이 ‘법대로 하면 되는구나’, ‘노조를 만들어 싸우면 되는구나’, ‘노조 만들어도 내 인생 끝장나는 것 아니구나’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투쟁을 멈출 수가 없다. 14년 동안 불법을 저질렀던 범죄자 정몽구·정의선를 반드시 처벌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요구다”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서울고용노동청 4층엔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작된 점거농성은 16일째 이어지고 있고 집단 단식을 시작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고용노동부가 14년 동안 미뤄 왔던 현대·기아차에 대한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이제는 내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그러나 노동부는 묵묵부답이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금속노조 주최로 ‘현대기아자동차 불법파견 처벌 촉구 금속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김수억 지회장은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비정규직 인생은 우리 때에서 끝내야 한다”, “힘을 내자”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불법파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단 한 번도 처벌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현대제철, 현대위아 등 계열사까지 불법파견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바뀌는 건 없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직접고용 명령을 내릴 것을 노동부에 권고했으나, 노동부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보다 의지를 가지고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노동존중을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모아내는 것은 우리 노동자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 결단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금속노조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재벌의 불법을 처벌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왜 불법이냐”며 “문재인 정권은 말로만 비정규직 제로시대, 노동존중 사회를 떠들면서 행동으로는 전혀 보여주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회장은 여의도 민주당사에 찾아가 이해찬 대표에게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다가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이 지회장은 “절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의 삶을 물려줄 순 없다. 그러려면 문재인 정부가 행동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의 김선수 대법관에 대해서도 “이젠 변호사가 아니라 한 나라의 대법관이 됐다. 법의 정의로움과 평등을 하루 빨리 법의 망치로 선언하고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