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편지-박래군 운영위원] 우리가 잡은 손 놓지 않는 이유

박래군(손잡고 운영위원, 인권재단 사람 소장)

 

손잡고 회원 여러분, 소식지로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번 여름 심상치 않지요. 엄청 더울 거라고 하더니 별로 안 더운 건 좋은데 예전과는 많이 다르니 좀 불안해요. 중국, 일본의 대홍수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지 6개월이라고 합니다. 지난 6개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맞아서 쉽지 않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스크와 거리 두기로 집약되는 방역대책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일상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K방역의 성공이라는 찬사 뒤에 몸을 움직여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민중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지요. 재난 상황이 6개월 지속되었지만, 이 재난 상황은 끝이 언제일지 모르는 답답함의 연속입니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19)라고 질본이 말할 정도지요. 백신 개발을 각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안전한 백신이 인류에게 보급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손잡고는 ‘제6회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본 대회와 시상식이 열리는 날짜를 8월 22일로 잡았는데, 서울대학교에서는 코로나19로 대관을 불허한다고 해서 여성플라자로 장소를 옮겨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이라도 악화되면 대관이 취소될까 봐서요. 전전긍긍한 상황에서도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모의법정이 별 탈 없이 진행되기만 바랄 뿐입니다. 우리의 모의법정은 국내에서 유일한 노동권 분야에서는 유일한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을 이기는 가운데 어느 해보다 더욱 질 높은 참가팀들의 경연이 벌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손잡고의 숙원과제인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가해지는, 그래서 노동3권을 무력화시키는 손배가압류를 없애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차분하게 자료도 수집하고, 새로운 법안도 만들고 있는 중이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운영위원님들, 그리고 자문위원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고 있음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포기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절실한 노동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노동현장에 어려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재난 상황을 위기 극복의 기회로 보고 있는 사업주들, 고용주들이 손배가압류를 들이밀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법과 제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제도들은 악용될 가능성이 상존함을 알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려운 사람들끼리 손잡을 이유가 더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손을 놓지 않는 회원님들께 운영위원의 한 사람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조금만 더 지금까지 잡았던 손 놓지 말고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나 봅니다. 코로나19도 피하시고, 무더위에도 지치지 마시고 건강 유지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 7월 21일

손잡고 운영위원 박래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