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20 뉴스1] "직접고용 명령 무시 아사히글라스, 도리어 손해배상 청구“
아사히 해고노동자, 공장 앞 래커칠 했다고 손배 소송당해
"전범 기업 아사히글라스…韓 정부 특혜받고 노동자 탄압"
류석우 기자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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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손배 청구한 아사히글라스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및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19.8.2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일본기업 '아사히 글라스'의 한국 자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 과정에서 공장 정문 도로 바닥에 래커 칠을 했다가 사측으로부터 52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며 소송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와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등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청의 직접고용 시정명령마저 무시한 아사히글라스가 도리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아사히글라스는 지난 2015년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노동조합을 만든 하청업체만을 통째로 계약 해지한 뒤, 비정규직 178명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했다. 해고된 이들은 AGC(아사히글라스컴퍼니) 화인테크노한국의 하청업체인 지티에스 소속이었다.
이후 2017년 노동청이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아사히글라스는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 측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AGC화인테크노한국에 공문을 보냈으나 "당사는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와 어떠한 고용 관계에 있지 않다"는 답변만 받았다.
해고 이후 투쟁을 이어온 노동자들은 투쟁 과정에서 공장 정문 도로 바닥에 래커로 '복직', '우리가 이긴다' 등의 글씨를 써 놓았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이를 문제 삼아 아사히비정규직지회와 조합원 4명에게 52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이날 "해고된 노동자들이 공장 정문 바닥에 래커 칠을 했다고 아사히글라스는 도로를 새롭게 깔았다"며 "래커를 지우는 것이 가능하지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고비용을 들여 도로를 새로 깔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손해배상 청구 대상인 조합원 4명은 문자 한 통으로 해고된 이후 5년 동안 복직 및 정규직 전환 투쟁을 해온 해고노동자들"이라며 "아사히글라스가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물리적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의 주요 자회사"라며 "2004년 구미에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았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