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쟁의에 무분별 손배·가압류는 ‘죽음의 덫’…남용 제한해야”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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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사회단체, 현대중 손배·가압류 중단 촉구
“정부도 손배·가압류 남용 막을 제도 마련해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회사 쪽의 노조를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가압류를 통한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인권연대 등 울산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현대중공업 회사 쪽의 노조를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가압류를 통한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중 회사 쪽은 지난 5월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막으려 노조가 벌인 파업농성과· 관련해 지난 23일 노조와 간부 10명을 상대로 울산지법에 3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2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는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촉구하며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업무방해죄나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규정한 형법·민법 등 하위법에 의해 무력해지는데도 개선방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방치할 뿐”이라고 따졌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당대표 시절 ‘손해배상과 가압류 남용은 노동3권을 무력화시키는 처사’라며 ‘국민의 힘으로 바꿔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며 “정부는 사용자의 무분별한 손해배상·가압류 청구 남용을 제한하는 법과 제도 마련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또 “특히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가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죽음의 덫’이 되고 있다. 올해 1월 발표된 사회역학조사 결과 손배·가압류 당한 남성 노동자의 30.9%가 지난 1년 동안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봤고, 실제 자살을 시도한 비율이 3%였다고 한다. 일반 남성에 견줘 각각 23.8배, 30배나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훈 국회의원(민중당·울산 동구)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법인분할·본사이전을 한다지만 본질은 이보다도 경영승계와 기업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다. 회사 쪽이 노사교섭 중에도 거액의 손배·가압류로 노조를 탄압하고 나서 교섭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도 “문제는 회사가 만들어놓고 이로 인해 발생한 상황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노조에 떠넘기는 처사야말로 ‘적반하장’격이다. 사쪽의 일방적인 법인분할 주총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합법적 파업을 진행했는데도 법원이 사쪽의 손만 들어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